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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 폭로한 중국 기자 위독…"겨울 못 넘길수도"
2021-11-08 10:48:45 2021-11-08 10:48:45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코로나19 초기 상황을 외부로 알린 뒤 징역형을 선고받은 시민기자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민기자 장잔(38)의 오빠 장쥐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장쥐는 "키가 177㎝인 장잔은 현재 체중이 40㎏이다. 다가오는 추운 겨울 살아남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세상이 그녀가 어땠는지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게시물엔 구금 전 건강했던 장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첨부했다.
 
장쥐는 "지난달 어머니와 화상 면회을 할 때 장잔의 상태가 말이 아니었고 혼자서 걷지도 못했다"며 "변호사가 치료 목적 가석방을 신청했지만 승인될 가능성은 극도로 낮다"고 전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도 장잔이 걷거나 심지어 도움 없인 고개를 들 수조차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변호사 출신인 장잔은 지난해 2월 우한으로 가 코로나19 혼란 상황과 당국 대응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폭로했다. 장잔은 정부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도시를 봉쇄하는 건 막대한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장잔은 3개월 뒤인 5월 구금됐으며, 중국 상하이 푸둥 신구 인민법원은 같은해 12월 장잔에게 문제를 유발하고 싸움을 일으켰다는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장잔은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주장했으며, 지난해 6월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관리 당국은 튜브를 통해 음식물을 강제 주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에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중국 당국에 장잔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앰네스티는 성명을 통해 "당장 의료 조치를 받지 않으면 사망할 위험이 있다"며 "장잔은 애초에 수감돼선 안 됐다. 이젠 감옥에서 사망할 중대한 위험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규탄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장잔을 즉시 석방해 단식 투쟁을 멈추게 하라"며 "필요한 의료적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세드릭 알비아니 RSF 동아시아 지부장은 "국제사회가 중국 정권을 압박해 더 늦기 전에 장잔의 즉각적인 석방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에는 장잔 외에도 언론인 천추스, 팡빈, 리쩌화 등 기자 3명도 우한 상황 보도 후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 코로나19 초기 상황 보도 후 징역형을 선고받은 장잔이 구금 전인 지난해 4월11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상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멜라니 왕 제공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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