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이어 봉준호까지···CJ ENM과 맞손 기대
류승완 감독 ‘베테랑2’ 칸 영화제 초정···올 하반기 기대작
박찬욱 감독 신작 ‘도끼’, 투자 배급 물밑 교섭
봉준호 감독 700억 신작 애니 ‘심해어’…이미경 부회장 인연 주목
2024-04-26 13:34:13 2024-04-26 15:32:46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CJ ENM(035760)이 상승 기류를 탈 기세입니다. 류승완, 박찬욱 감독에 이어 봉준호 감독까지 CJ ENM과 손을 맞잡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봉 감독 신작 ‘심해어’를 CJ ENM이 아시아권 배급을 맡을 경우 ‘기생충’에 이어 또 한 번의 신화를 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위)박찬욱 감독 (아래)봉준호 감독. 사진=뉴시스
 
봉준호-홍경표 라인업
 
현재 봉 감독은 내년 1월 28일 ‘미키 17’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 투자 배급 영화로, 제작비만 무려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100억원)짜리 블록버스터입니다. 
 
관심의 초점은 그 다음 작품에 쏠려 있습니다. 봉 감독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생충’ 이후 차기작으로 영어 영화 한 편 이후 애니메이션을 생각 중이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미키 17’ 이후 차기작으로 거론되는 영화가 애니메이션 ‘심해어’입니다. ‘심해어’는 봉 감독이 프랑스 다큐멘터리 작가이자 감독인 클레르 누비앙의 책 ‘심해’에서 영감을 받아 ‘기생충’ 촬영 이전부터 구상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알려진 제작비만 5200만 달러(한화 약 700억원)에 달합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봉 감독은 작업을 워낙 극비리에 진행하기에 업계 관계자들도 아는 사실이 거의 없다”면서도 “다만 시나리오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어 “애니메이션이지만 촬영 감독이 참여하는 작품이 될 것 같다”면서 “국내 상업 영화계에서 빛과 색감에 일가견이 있는 홍경표 촬영 감독이 봉 감독 신작 애니메이션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홍경표 감독은 숱한 흥행작을 촬영한 국내 베테랑급 촬영 감독으로, 2020년 개봉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영화 촬영의 끝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인입니다. 봉준호-홍경표 라인업에 영화계 전체가 들썩였다는 후문입니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 배급사 전체가 봉준호-홍경표 두 이름만으로 러브콜을 보냈던 것으로 안다”면서 “애니메이션이 국내에선 그리 높지 않은 상업성을 보이지만 ‘봉준호 연출’ ‘홍경표 촬영’이라면 얘기 자체가 달라진다”고 전했습니다.
 
베테랑2 해외용 포스터. 사진=CJ ENM
 
국내 투자 배급사 물밑 교섭
 
관심은 봉 감독의 차-차기작 ‘심해어’의 아시아 배급권을 누가 따내느냐 하는 것으로 쏠리는데요. 업계에선 CJ ENM을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습니다.
 
봉 감독은 2013년 작품 ‘설국열차’ 당시 북미 지역 배급을 맡았던 와인스타인컴퍼니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개봉 버전을 편집하려 했던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이후로 투자배급사를 결정할 때 ‘편집권 보장’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심해어’ 글로벌 투자 배급사로 소니픽처스 손을 잡은 것도 연출과 편집 등에서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카드를 소니픽처스가 제시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입니다. 
 
국내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미경 부회장과의 친분, ‘기생충’의 성공 경험 등에 비춰 봉 감독이 CJ ENM의 손을 잡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봉 감독 입장에선 이미경 부회장에 대한 고마움이 있는 데다 두 사람이 손을 잡았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이미 경험해 봤다”며 “‘심해어’는 모든 투자배급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CJ ENM으로 갈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CJ ENM 영화 드라마 부문 작년 매출액은 1조920억원, 영업손실은 974억원 수준입니다. CJ ENM 입장에선 누적된 실패를 딛고 일어설 반전 카드가 절실합니다. 당장 다음 달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초청을 받은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또 한 번의 1000만 신화를 노리고 있으며, ‘이병헌-손예진’ 라인업이 완성된 박찬욱 감독 신작 ‘도끼’도 CJ ENM 투자 배급으로 굳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여기에 봉 감독의 ‘심해어’가 화룡점정 역할을 해준다면 CJ ENM의 명가 회복도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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