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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난화 속도 세계 2배…제주 아닌 강원도 귤 나온다
환경부·기상청, '한국기후변화 평가 보고서 2020'
폭염일수 10.1일→35.5일
온열질환, 감염병 증가할 듯
2020-07-28 15:47:28 2020-07-28 15:47:28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지표 온도가 지난 100년간 전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가 지금 추세로 배출되면 50~80년 후 제주도가 아닌 강원도에서 감귤 재배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폭염일수도 연간 35.5일로 늘면서 온열질환, 동물매개 감염병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와 기상청은 우리나라 기후 변화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 영향·적응 등 연구 결과를 정리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 2020'을 공동으로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 평균 지표온도가 1880~2012년 동안 0.85도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912~2017년 동안 약 1.8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집중호우 등 최근 한반도의 기온·강수 변동성은 전 지구적인 온난화 현상과 장기적 기후 변동성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것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1912~2017년까지 여름철 강수량이 10년에 11.6㎜씩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강수량은 봄이나 가을 등 다른 계절엔 변화 경향이 뚜렷하지 않았다.
 
해양 표면수온은 지난 1984∼2013년간 연간 0.024도 올랐고, 해수면은 1989∼2017년동안 연간 2.9㎜ 상승했다. 
 
이에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상당히 실현되는 경우 21세기 말에는 2.9도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엔 4.7도나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현재 추세대로라면 21세기말 강원도 지역에서 감귤 재배가 가능해진다. 제주도 감귤은 더 이상 맛볼 수 없을 전망이다. 사과도 한반도 전지역에서 재배가 어렵고 벼 생산성도 25%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폭염일수는 현재 연간 10.1일 수준에서 35.5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온도상승에 따른 온열질환, 동물 매개 감염병,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황석태 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장은 “폭염, 홍수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취약계층 보호가 중요하다”라며, “사회적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여 ‘제3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하겠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발간한 이번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관측·예측·영향·적응 현황 분석과 미래 전망을 담은 기후변화 백서로, 한반도를 대상으로 지난 2014~2020년까지 발표된 총 1900여 편의 국내외 논문과 각종 보고서의 연구결과를 담고있다. 
 
부산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지난 23일 밤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제1지하차도에 물이 차면서 차량 6대가 침수, 시민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뉴시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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