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원 내면 끝인데"…제주-이스타 인수, 성공 열쇠는 이상직?
노조 "이상직, 체불임금 일부 책임지면 딜 성사"
입력 : 2020-06-25 14:49:25 수정 : 2020-06-25 14:49:25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이스타항공 매각이 임금체불 문제로 난항을 겪는 가운데 창업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에게 이목이 쏠린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실소유주인 이상직 의원이 이번 매각 성공의 핵심 열쇠로, 체불임금 250억원 중 110억원을 내놓으면 딜이 무사히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 의원이 체불임금을 부담하지 않으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하면서 인수가 미뤄지고 급기야 무산 이야기까지 나오게 됐다는 주장이다.
 
25일 이스타항공 노조에 따르면 회사 경영진은 최근 제주항공에 2~3월 체불임금 110억원을 절반씩 부담하자는 안을 제시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부터 전체 직원의 임금을 체불 중인데 총 규모는 250억원에 달한다. 이중 제주항공은 4~6월분인 140억원을, 이스타항공은 2~3월분인 110억원을 지급하는 안을 두고 협상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2~3월분도 절반씩 나누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4~6월분에 대해서는 직원들에게 임금반납을 받아 액수를 줄여주겠다고도 했다. 
 
노조에 따르면 임금이 체불된 이스타항공 직원은 1600여명으로, 이들 중 700여명은 이미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를 제출한 직원에게는 임금반납 동의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나머지 800여명의 직원에게만 임금반납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액수로 환산하면 50~60억원 정도다.
 
체불임금 문제로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인수 딜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25일 국회 앞에서 이상직 의원을 규탄하는 1위 시위에 나섰다. 사진/김지영 기자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제주항공은 부담하기로 한 4~6월 체불임금 규모가 80~90억원으로 줄어드는 대신 2~3월분 55억원이 추가된다. 대신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110억원에서 55억원으로 액수가 작아진다.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위원장은 "임금반납을 받으면 훗날 문제가 생겼을 때 제주항공이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소지가 많다"며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이 제안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어 거절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실소유주인 이 의원이 이처럼 체불임금 부담액을 줄이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면서 매각이 불발 위기에 놓였다고 보고 있다. 이 의원은 7년 전 이스타항공 경영에서 손을 뗐다고 주장하지만 지주회사 이스타홀딩스 대표로 있는 이 의원의 딸 이수지 대표는 1989년생으로 서른이 갓 넘었다.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이스타홀딩스는 직원도 이 대표뿐인 이른바 '페이퍼컴퍼니'다. 이 때문에 이스타항공 실소유주는 이 의원이라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이날 국회 앞 피켓 시위에 나선 이스타항공 한 직원은 "회사 경영진이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한 여러 안을 모색 중이지만 체불임금 해결이나 인수대금 인하 등에 대한 언급은 없다"며 "오늘이 월급날인데 미지급에 대한 공지도 감감무소식"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4~6월분 체불임금을 지급하는 안을 포함해 계약상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체불임금은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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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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