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홈플러스 무죄 판결에 항소
도성환 전 사장 등에 대해 항소장 제출
2016-01-11 17:56:00 2016-01-11 17:56:00
고객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무단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도성환(60) 전 홈플러스 사장 등이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11일 검찰이 항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이정수)는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도 전 사장 등에 대한 무죄 판결과 관련해 이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도 전 사장 등 홈플러스 관계자 6명은 지난해 2월 고객의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한 후 보험사에 판매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이 정보를 구매한 보험사 2곳의 관계자 2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그해 12월1일 "개인정보는 한번 침해되면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도 전 사장에게 징역 2년, 홈플러스 법인에 벌금 7500만원과 231억7000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김모 전 부사장과 현모 전 본부장은 각각 징역 1년 6월을, 나머지 홈플러스 직원 3명과 보험사 관계자 2명은 각각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부상준 판사는 지난 8일 도 전 사장을 비롯한 이번 사건의 모든 관계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부 판사는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 처리자가 취득한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때 정보의 내용과 이용목적 등을 정보 제공자에게 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정보를 취득한 후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을 고지하도록 한 규정은 없다"고 판단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13곳은 법원 판결 후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은 개인정보보호법 입법 취지를 무시하고, 국민이 이해하는 상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손을 들어준 것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를 외면하고, 기업에 면죄부를 안겨 준 법원의 소극적이고 비상식적인 판단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검찰은 즉각 항소해 소비자의 피해가 계속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성환 전 홈플러스 사장이 지난해 3월10일 서울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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