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실적부진에도 주가급등..왜?
2014-08-05 17:12:42 2014-08-05 17:17:14
[뉴스토마토 기자] 경동나비엔(009450)이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보일러 보급사업이 본격 시행되면서 이에 따른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경동나비엔은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매출액 770억7900만원, 영업이익 24억38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6%, 33.95%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24억2800만원으로 34.56% 하락했다. 비성수기인 2분기 역시 뚜렷한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반면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경동나비엔의 주가는 70% 급등했다. 올 초 1만7000원대에서 출발해 지난 1일 장중 2만9900원까지 상승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5일 종가기준으로 2만8400원을 기록 중이다.
 
부진한 실적에도 경동나비엔이 주식시장에서 무섭게 질주하는 이유는 정부의 보일러 보급사업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2022년까지 총 34만여대의 심야전기 보일러를 축열식 히트펌프 보일러로 교체하기로 했다. 오는 14일 히트펌프보일러 교체사업 대상인 고객들에게 설치 계획서를 접수받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돌입한다. 보조금은 설비용량 10킬로와트(㎾) 제품에는 200만원, 15킬로와트(㎾) 제품에는 25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축열식 히트펌프 보급사업은 심야전기 보일러 보급사업을 대체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보급된 심야전기 보일러는 약 56만대에 달한다. 한전은 이가운데 34만대를 기존 심야전기 보일러보다 2~3배 가량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히트펌프 보일러로 교체하겠다는 목표다. 히트펌프보일러로 교체하면 소비자들은 전기요금 절감을, 한전은 전력피크를 조절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축열식 히트펌프 보일러 1대 가격은 1000만원~1300만원으로 이 사업이 시작되면 3조원대의 새로운 대규모 시장이 열리게 된다"며 "히트펌프보일러는 시스템에어컨처럼 건물 시공시 사전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아 일부 대리점들은 이미 사전영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현재 한전이 자격심사를 거쳐 대상업체로 선정된 곳은 경동나비엔, 오텍캐리어, 귀뚜라미, 대성히트펌프,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총 6개사다. 기존 업체 중에서는 경동나비엔이 심야전기 보일러 시장에서 35%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귀뚜라미 또한 3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또 최근 서울시와 손잡고 가정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발전보일러'도 보급키로 했다. 발전보일러는 보일러를 사용하면서 전기도 함께 생산할 수 있어 가정이 하나의 발전소가 되는 개념이다.
 
서울시는 매년 반복되는 전력난과 대기오염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경동나비엔과 2020년까지 발전보일러 1만대를 일반가정에 보급할 계획이다. 발전보일러는 일반보일러와 비교해 질소산화물 배출은 70%, 이산화탄소는 25% 줄이는 효과가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경동나비엔의 정부 보일러 보급사업 뿐 아니라 꾸준한 수출비중 증가로 내년 상반기부터는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용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경동나비엔의 해외 매출 비중은 38%로, 주요 수출 지역은 미국 60%, 러시아 30%, 중국 10%를 기록했다"며 "콘덴싱 기술을 아시아 최초로 도입하면서 최근 수출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1분기에도 미국의 매출 성장은 전년 대비 18%에 달했고, 러시아에서는 경동원 법인 설립 후 자체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며 "중국향 보일러와 온수기 제품의 라인업도 마무리 단계여서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의미있는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동나비엔 주가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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