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날 없는 거래소·금감원 제치고 '꿀직장' 부상한 '금투협'
부산근무 안해도 돼…지방이전 리스크 없어
"워라밸 좋고 평화로운 분위기"
2024-07-03 13:05:22 2024-07-03 17:28:36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금융 공기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금융투자협회가 '꿀 직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보다 워라밸(Work-Life Balance : 일과 삶의 균형)이 강점이기 때문입니다. MZ세대가 높은 연봉보다 적당한 업무 강도와 워라밸을 중시하면서 금투협의 여유로운 근무 환경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습니다.
 
연봉과 워라벨의 조화
 
(사진=뉴스토마토)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과거부터 금융 공기업은 높은 연봉과 안정성으로 많은 취준생들의 꿈의 직장으로 손꼽혀왔습니다. 특히 워라밸 추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MZ세대의 특징에 맞게 금투협이 '꿀직장'으로 소문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권 취업준비생 김씨는 "한국은행과 금감원은 여전히 최상위권이지만, 금투협도 적당한 연봉과 함께 워라밸이 좋다는 소문에 많은 취준생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금투협은 주식 등 투자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지원한다. 요즘은 업무강도가 높으면 힘들다는 인식이 있어 내키지 않는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증권유관기관 관계자도 "자율규제기관인 금투협의 경우 제도를 평가하고 수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거래소나 금감원처럼 최전선에서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는 기관들에 비해 업무 강도가 낮다"고 전했습니다. 
 
업무 강도가 낮다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는데요. 금투업계 관계자는 "금투협과 금감원은 비교하긴 어렵지만, 한국거래소보다는 업무 강도가 상당히 높은 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다른 유관기관 대비 260명의 적은 인원에 워라밸이나 복리후생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금투협 관계자는 "요즘 워라밸이 중요시되기 때문에 가급적 근무 시간안에 업무를 끝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사내 복지와 직원 처우는 밝힐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취준생 사이에서 알려진 금투협의 주요 장점은 이슈가 덜한 조용한 근무환경과 적당한 업무 강도가 꼽힙니다. 특히 업계에서 기피하는 직무로 알려진 언론홍보 부서도 다른 금융 공기업에 비해 여유 있는 편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거래소는 기업공개(IPO)와 시장감시 및 관리 등으로 업무 강도가 타이트하며, 금감원은 소비자·투자자보호를 비롯해 은행·보험·증권업계 등의 제재와 검사로 고된 업무를 수행한다고 전해집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서나 팀마다 차이가 크지만, 전반적으로 야근들은 현안이 걸려있으면 주 52시간 내에서 하는 거 같다"면서 "업무 강도가 세지만 우리나라 금융시장 건전성을 위한 사명감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금감원의 복지는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특출나지 않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도 직원들이 모은 기금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학기당 270만~300만원 정도로, 직원이 납부한 금액에 한정됩니다.
 
숨겨진 신의 직장…지방이전 리스크 없어
  
금투협은 '일이 크게 터지지 않는' 숨겨진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재직자들 역시 전반적으로 업무가 과다하지 않고 본인에 주어진 업무만 하면 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이런 점이 MZ세대에게 크게 어필되는 부분입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워라밸이 좋고 평화로운 분위기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특히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같이 부산 근무를 하지 않아도 되고, 지방이전 리스크가 전혀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다만 일의 재미와 보람을 느끼는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조직 규모가 작고 폐쇄적인 사무실 분위기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부서 순환근무로 인한 전문성과 커리어 한계 등은 여타 금융공기업과 비슷하다는 평가입니다. 
 
금투협의 신입사원 초봉은 4000만~5000만원, 1인당 평균 보수는 9000만~1억원으로 알려집니다. 이는 금융 공기업의 평균 수준에 맞춘 금액입니다. 비교적 여유 있는 업무 강도를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수준이란 평가입니다. 기본적인 연봉 외에도 주택자금 대출, 교육 및 자기개발비, 사내 동호회 등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증권 유관기관들과 비교해보면 직원 급여 부분은 아쉬운 점으로 꼽힙니다. 각사별 최근 경영공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1인당 평균 보수는 1억2187만원이고, 한국증권금융은 1억1800만원, 한국예탁결제원 1억1072만원, 코스콤 1억958만원, 금융감독원 1억299만원 수준으로 집계됩니다. 
 
연봉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적절한 업무 강도와 안정성을 고려했을 때 금투협은 상당히 매력적인 옵션이란 전언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적당한 연봉에다 여유 있는 업무 환경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아무래도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에게 금투협이 점점 더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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