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힘..국내 콘덴싱보일러 유럽 대열 합류
2014-07-10 16:39:19 2014-07-10 16:43:36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콘덴싱 기술을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경동나비엔(009450)이 글로벌 4위 기업으로 부상하며 한국 보일러 기술력의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8.4%, 14.1% 상승,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41.2%, 내수량 기준으로 35.9%로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가스보일러의 수출 물량은 22만9019대로, 이중 경동나비엔이 15만8706대로 전체의 69.3%를 차지했다.
 
경동나비엔은 현재 북미, 유럽, 러시아 등 30여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716억원 중 수출은 1406억원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했으며, 수출액은 전년 대비 24% 늘었다.
 
북미에서는 보일러 시장 1위에 오르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미국법인인 나비엔 아메리카의 지난해 매출 실적은 전년 대비 41% 성장하며 1억달러를 돌파했다. 북미 뿐 아니라 러시아 가스보일러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에 올랐다.
 
경동나비엔 보일러의 핵심기술은 콘덴싱이다. 콘덴싱은 연료를 연소하고 배출되는 열(잠열)을 다시 한 번 사용하는 기술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시킨다.
 
콘덴싱보일러는 콘덴싱 기술을 활용해 배기가스로 버려지는 높은 온도의 열을 흡수하면서 배기가스에 포함된 수증기를 물로 응축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도 흡수해 난방과 온수로 사용하는 고효율 친환경 제품이다.
 
가스보일러는 주 연료인 도시가스가 연소될 때 가스 속의 수소가 산소와 결합해 물이 발생하는데, 이 물이 기체인 수증기 상태로 고온의 배기가스에 포함돼 있다.
 
일반 보일러가 대부분 120℃ 이상 고온의 배기가스를 그대로 배출하는데 반해 콘덴싱보일러는 잠열 교환기를 통해 배기가스에 포함된 열을 흡수해 난방과 온수에 활용, 45℃ 내외의 낮은 온도로 가스를 배출시킨다.
 
일반 보일러 대비 최저 16% 이상의 가스비 절약 효과가 있으며, 211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것과 동일한 CO2 저감효과를 낸다. 고효율 친환경 제품이다.
 
다만 가격이 일반 보일러보다 20만원가량 비싸 국내에서는 아직 보급이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미국에 수출하는 보일러와 온수기에는 전량 콘덴싱 기술이 접목됐다. 유럽에서는 아예 콘덴싱 보일러만 쓰도록 법제화돼 있어 콘덴싱보일러 보급율이 전체 보일러 시장의 80%를 차지할 정도다.
 
국내에서도 20가구 이상 공동주택 건설 시 87% 이상의 고효율 보일러 설치를 장려하는 등 보급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내년부터 보일러 수출 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현지 법인이 설립돼 있는 중국, 북미 지역과 올해 설립한 러시아 법인을 중심으로 유럽, 호주, 남미 등 신규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서울시와 손잡고 가정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발전보일러'도 보급키로 했다. 발전보일러는 보일러를 사용하면서 전기도 함께 생산할 수 있어 가정이 하나의 발전소가 되는 개념이다.
 
최근 서울시는 매년 반복되는 전력난과 대기오염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경동나비엔과 2020년까지 발전보일러 1만대를 일반 가정에 보급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발전보일러는 일반보일러와 비교해 질소산화물 배출은 70%, 이산화탄소는 25% 줄이는 효과가 있다.
 
권민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경동나비엔에 원가절감 등 제품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보조금 규모를 키워 국내시장을 조기에 구축할 계획"이라며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2020년까지 20%의 전력 자립을 목표로 대기오염 물질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다양한 에너지 효율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비엔 아베리카 직원이 고객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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