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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고질라 vs. 콩’, 스토리 넘어선 스케일의 힘
‘몬스터버스’ 세계관 대단원 그린 압도적 스펙터클+액션+상상력
스토리 중심→스케일 중심 포커스 이동…’괴수장르’ 핵심 ‘파괴’↑
2021-03-26 00:00:01 2021-03-26 00:00: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지금 우리가 사는 지구의 주인은 누구일까. 여기서부터 시작된 의문은 결국 고질라 vs 이란 해답을 만들어 냈다. 인류가 지구의 주인이란 명제에 정면으로 반박을 하고 나선다. 사실 과거 우리 지구는 공룡이 지배했던 행성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무엇이 존재했을 것이다. ‘타이탄이라고 불리는 거대 괴수들의 지구를 지배했다. 그들은 지금도 존재한다. 그리고 나타난다. 지구가 병들고 지구가 신음할 때면 자연의 균형이 무너졌단 신호다.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나타난다. 그들은 그런 존재다. 이런 가설에서부터 시작한 괴수들의 세상 몬스터버스라 불리는 그들이 주인공인 영화적 세상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고질라부터 시작해 : 스컬 아일랜드’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로 이어진 몬스터버스세계관은 결국 고질라킹콩대결로 정점을 찍는다. 영화 역사상 가장 거대한 괴수, 동양과 서양 문화가 탄생시킨 두 괴수의 충돌이다. ‘고질라 vs 은 여러 주제와 메시지 등을 담았다. 인간들의 오만, 자연의 압도적인 순리 등. 하지만 사실 그리 중요한 지점은 아니다. ‘거대함은 곧 볼거리다. 인간이 만들어 낸 엔터테인먼트 중 시각화의 결정판인 영화속에서 거대함은 가장 핵심이다. 괴수 영화가 담을 수 있는 지점은 그래서 스펙터클이 기본이고 그에 따른 카타르시가 관객들이 가져가 가장 순수한 몫이다.
 
 
 
고질라 vs 은 제목 그대로 고질라그리고 킹콩의 대결을 그린다. ‘고질라시리즈에서 그려진 주인공 고질라는 고대의 거대 괴수들을 비밀리에 연구하는 회사 에이펙스에 의해 깨어난 또 다른 괴수들을 물리치고 사라진다. 지구를 지키는 단 하나의 수호자로 남게 됐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고질라가 다시 깨어났다. 그리고 인간들을 습격하고 도시를 파괴하기 시작한다.
 
또 다른 한 편에선 스컬 아일랜드에서 살고 있을 것이라 여겼던 킹콩이 인간들의 보호를 받으며 또 다른 비밀 연구소에서 생활 중이다. 이들은 고질라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지구 속에 또 다른 지구인 할로우 어스에 자리한 에너지원만이 답이란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그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할로우 어스에서 지구로 빠져 나오게 된 킹콩만이 열쇠임을 밝혀낸다. 그들은 킹콩과 함께 고질라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할로우 어스로의 여정을 떠난다. 하지만 킹콩과 함께 할로우 어스로 떠나던 여정 속에서 그들은 고질라의 공격을 받게 되고 고질라킹콩의 메가톤급 대결이 벌어진다.
 
‘고질라 vs. 콩’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몬스터버스라고 불리는 괴수들의 영화적 세계관이다. 앞선 3편과 이번 고질라 vs 까지 총 4편의 영화 속에서 괴수는 거대한 크리처 타이탄으로 불린다. 이번 영화에선 앞선 3편에서 등장한 괴수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이미 익숙한 존재들이기에 그들이 근원에 포커스를 맞춘다.
 
고질라 vs 에선 인류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지구를 지배한 것이 아닌 수호란 존재들로 타이탄을 그려낸다. 그들은 단순한 괴수가 아닌 신의 영역에 도달한 존재들이다. 그런 존재들이 어떻게 존재하게 됐고, 또 어디서 그렇게 나타나는지가 관건이다. 이미 실제 과학계에서도 정설로 받아 들여지진 않지만 관심을 끌고 있던 가설 중 하나인 지구공동설할로우 어스개념이 그래서 등장한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역전되는 중력이미지 그리고 또 다른 거대 괴수들이 존재하는 할로우 어스는 앞선 3편의 몬스터버스가 그려낸 세계관 정점이고 해답이 된다.
 
‘고질라 vs. 콩’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아이러니하게도 타이탄들의 세계인 할로우 어스가 이번 영화 핵심은 아니다. 괴수 영화 장르 답게 또 다른 괴수도 등장시키면서 새로운 볼거리 제공에 힘을 쏟는다. 과거 일본에서 등장한 고질라시리즈 가운데 최고 인기 캐릭터 중 하나인 새로운 괴수 메카 고질라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고질라원작 시리즈를 기억하고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반갑고 흥미롭고 재미를 느낄 만한 설정이다.
 
반면 인간과 소통이 가능한 킹콩은 이번 시리즈에서 그 점을 더욱 확대시킨다. 과거 뉴욕 한 복판을 초토화시키던 킹콩은 미녀와의 러브라인으로 스토리 흥미를 대체한 바 있다. 이번 영화에선 말을 못하는 한 어린 소녀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인간과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단 점을 이 소녀를 통해 모두가 알게 되는 장면에선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하면서 고질라킹콩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설정하는 주요 장치로 등장한다.
 
‘고질라 vs. 콩’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런 점들이 고질라 vs 주요 관람 포인트가 될 테지만 사실 진짜는 따로 있다. ‘괴수 장르핵심은 당연히 파괴다. 고질라와 킹콩이 대결하는 몇 차례 시퀀스는 관객들의 오감을 마비시킬 정도로 강력하다. 단순한 파괴 영역을 넘어서 크기로 압도하는 스크린 충격은 영화란 매체에서 스케일이 스토리를 넘어설 수 있단 개념의 역전 현상을 증명시킨다.
 
스토리 측면에선 분명히 빈약하다. 문제를 삼고자 한다면 사실 문제투성이다. 하지만 고질라킹콩대결이다. 더 이상 설명은 무의미하단 걸 모두가 알고 있다. 최대한 큰 스크린에서 보길 강력하게 권한다. 개봉은 25.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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