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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드림' 위기 맞은 호텔신라
면세사업 적자·베트남 진출 연기
한옥호텔서 유구 발견…완공 지연 우려
코로나 직격탄…하반기 예견된 적자
2020-07-29 14:36:35 2020-07-29 16:24:58
[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의 '글로벌 드림'이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만나 올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사장의 숙원사업인 '남산 한옥호텔' 부지서 다량의 유구가 발견되면서 완공 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사장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호텔업계가 어려움에 빠져 있는 상황 속에서도 공격 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올 초 열린 47회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이 사장은 "대내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라며 정면승부 계획을 알렸다.
 
이 일환으로 베트남 다낭에 ‘신라모노그램 다낭’ 오픈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10여 개 도시에 진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첫 단추인 ‘신라 모노그램 다낭’이 코로나19로 오픈을 연기하면서 향후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변수를 만나면서 잘나가던 면세사업도 꼬꾸라졌다. 특히 호텔신라의 면세사업 부문은 그동안 해외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왔던 만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충격이 더욱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호텔신라는 2014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시작으로 홍콩 첵랍콕 공항 등 세계 최초로 아시아 3대 국제공항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해외 매장은 싱가포르·홍콩·마카오 등 공항 세 곳, 일본·태국 등 시내 2곳이다.
 
결국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668억13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347억원으로 29.7%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736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불황이 짙어지자 호텔신라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위기대응에 나섰다.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 4일제 도입에 이어 유급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또 서울 시내면세점은 지난 4월부터 영업시간 단축에 들어갔고, 김포공항점과 제주점은 임시 휴점 상태다.
 
이 사장이 숙원사업으로 추진 중인 전통 한옥호텔도 상황이 좋지 않다. 신라호텔이 2011년 서울시에 한옥호텔 사업안을 제출한 이후 2016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2018년 문화재청 심의·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 평가를 통과, 올해서야 한옥호텔 공사의 첫삽을 뜨게 됐지만 최근 암초를 만났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올 초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내 전통 한옥호텔 부지 시굴 조사를 하던 중 장충체육을 비롯한 인근 주차장과 신라호텔 정문 입구 사이에서 다량의 유구가 발견됐다.
 
한옥호텔 공사 계획은 해당 문화재의 역사·학술적인 가치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가치가 높을 경우 한옥호텔 공사계획이 수정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 호텔 측은 "예정된 공사 진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이같은 상황 속 무엇보다 당분간 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요소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증권가에선 조만간 발표될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대비 53.0% 감소한 6368억원, 영업손실액은 6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종식 시기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호텔신라의 면세 부문 적자가 적어도 3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19 영향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매출액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되지 않는 한 하반기 영업실적도 부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호텔신라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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