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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새 책)‘임계장 이야기’·‘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외
2020-04-15 00:00:00 2020-04-15 00: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저자는 지방소도시에서 공기업 사무직으로 38년간 일했다. 60세 정년 퇴직. 다시 또 생계를 위해 뛰어야 했다. 빌딩, 버스터미널, 아파트를 전전했다. 경비원, 청소부, 배차원…. 시급일터의 팍팍한 현실을 ‘노동일지’로 3년간 써 내려갔다. 한국 사회 ‘임계장’의 탄생. 임계장이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로, 실제 저자가 현장에서 들은 말이다. 반백의 노동자들 자화상에 오늘날 비정규직 현실이 비춰진다. 그는 지금도 한 주상복합건물의 경비원 겸 청소부다.
 
 
임계장 이야기
조정진 지음|후마니타스 펴냄
 
삶에서 느림과 빠름의 기준은 무엇일까. 애초에 그런 척도 같은 게 있기는 한 걸까. 소셜미디어(SNS) 15만 팔로워를 보유중인 ‘오리여인’이 4년 만에 신작 에세이를 냈다. 자신 만의 속도로, 자신 만의 보폭으로 걷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꿈쩍 않던 씨앗이 어느새 틔워낸 새싹에 뭉클한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각자에게 필요한 시간을 주자” 말한다. 특별하거나 극적인 삶의 굴곡은 아니지만 이 뭉툭한 온전한 자신의 삶이 살아갈 용기를 북돋운다.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오리여인 지음|수오서재 펴냄
 
2019년 UN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생물 중 50~100만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기후 변화와 생태계 파괴에 따른 결과다. 야생 포유류의 82% 가량은 지구상에서 아예 사라졌다. 인간은 자연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저자는 지구의 미래를 위해 슈바이처의 생명 외경 원리를 끌고 온다. 생명 외경 원리란 자신 뿐 아니라 주변의 무수한 생명을 외경심을 갖고 대하는 태도다. 인간 우월주의를 탈피하고 생명과의 관계 재정립으로 인간 윤리의 포괄적 개념을 서술한다.
 
 
자연에 대한 존중
폴 테일러 지음|김영 옮김|리수 펴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틱톡, 스냅챗, 드롭박스…. 우리는 ‘프로그램 세상’에서 살고 있다. 정확히는 이 세상을 설계한 ‘프로그래머들 생각’ 안에 살고 있다. IT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궁금했다. 이들의 생각을 알아야 미래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프로그래머들은 판사를 돕거나 대출 심사를 진행하는 AI를 만든다. 그들이 어떤 도덕관념을 가진 사람인지, 어떤 목적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지, 각 사례별 비판적 시각으로 파헤친다.
 
 
은밀한 설계자들
클라이브 톰슨 지음|한빛비즈 펴냄
 
웅변의 대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가족들과 식탁에 둘러 앉아 격의 없이 질문하는 문화를 온 몸으로 겪으며 자랐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역시 학창시절부터 어른들에게 기상천외한 질문을 던지는 엉뚱 소년으로 유명했다. 자신 만의 언어로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는 ‘문해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문해력은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생각을 자극하는 질문, 상상을 일깨울 때 성장한다. 아이의 문해력을 키워줄 ‘인문학 질문 100가지’를 수록했다.
 
 
하루 한마디 인문학 질문의 기적
김종원 지음|다산북스 펴냄
 
일주 한번씩, 일명 ‘보라색 치마’로 불리는 이는 푸석한 머리를 하고 동네에 나타난다. 상점가 사람들 사이에선 두 번 이상 그를 보면 운이 나쁘다는 징크스가 돈다. 도시의 불온한 존재처럼 여겨지지만 소설은 주인공 ‘나’의 훔쳐보는 눈으로 그의 ‘정상성’을 찾아가는 데 주력한다. 미스터리인물을 추적하는 과정은 파편화된 현대사회의 일면처럼 보인다. 저자는 이 소설로 지난해 하반기 일본현대문학 신인작가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의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이마무라 나쓰코 지음|홍은주 옮김|문학동네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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