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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스코프)‘인천 면세점 대첩’ 현대백화점 “임대료 얼마 안 올린 성과”
2020-03-10 13:57:14 2020-03-10 14:08:49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현대백화점이 강남, 강북, 인천공항 트로이카를 완성해 면세점사업 메이저에 안착했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점은 신세계를 따돌리는 데 임대료 베팅이 크지 않았다며 내부 자축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여파로 임대료 부담이 커진 게 오히려 입찰 시 출혈경쟁을 자제하게 만든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현대백화점 등에 따르면 회사는 진입장벽이 높은 면세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우선순위로 삼고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지난해 시내 면세점 사업이 본격화되며 연간 매출이 18.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8.1%, 15.2%씩 감소하는 등 면세점 부문 적자 지출을 감수했다. 특히 두산그룹이 부실을 견디지 못하고 떠난 동대문 면세점 부지를 과감하게 인수해 점유율 경쟁의 칼을 뽑았다. 이번에 인천공항점 사업권까지 따내며 1차적인 면세산업 벨트를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다.
 
인천공항 DF7(패션잡화) 입찰은 코로나19 사태로 영업 환경이 나빠지며 매출 압박에 따른 임대료 부담도 커 후보자들이 주저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앞서 SM면세점이 기존 인천공항점 사업권을 포기하는 등 정부의 중소 면세점 임대료 인하 대책에서도 빠진 중견, 대기업 면세점이 입찰경쟁에서 얼마나 출혈을 감수할지 고민 되는 형편이었다. 그 틈새를 비집고 현대백화점이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업자인 신세계 측은 현대백화점이 입찰서류에 임대료를 상당히 높게 써낸 것으로 봤지만 그렇지도 않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 입장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와 임대료가 얼마 차이 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신규점에서 당장 수익을 보기보다 장기적으로 시내점과 시너지를 내는 효과에 더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면세 사업을 확장하는 현대백화점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현대백화점 인천공항점은 오는 9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는데 그 사이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면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권은 향후 5년간 보장되며, 입찰 없이 5년 추가 계약 연장도 가능하다.
 
국민연금은 이런 현대백화점 주식을 사들였다지난해 말보다 228일 기준 0.74%포인트 늘어난 12.39% 지분을 보유 중이다. 올 들어 기준일까지 172575주를 순매수했다. 국민연금 지분은 투자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지표로도 시장에서 인식돼 긍정적이다.
 
국민연금 주주행동 수탁자 책임이 강화되는 추세도 성장성이 돋보이는 현대백화점그룹에는 리스크가 될 확률이 낮아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주총에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재선임 안건을 비롯해 사내이사 3, 사외이사 2명 등 다수의 이사 선임 안건을 올리지만 비교적 분쟁 소지가 덜하다. 그 중 사외이사 후보인 노민기 전 노동부 차관은 참여정부 시절 관료 출신인 게 눈길을 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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