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곤의 분석과 전망)'코로나는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에 대하여
입력 : 2020-03-02 06:00:00 수정 : 2020-03-02 06:00:00
‘코로나’라는 단어를 빼고는 대화가 진행되지 않는 세상이다. 가족과 대화 할때도, 친구나 지인들과 이야기할 때도, 직장이나 공적인 일을 할 때도 ‘코로나’가 빠지지 않는다.
 
여당도 ‘코로나’ 야당도 ‘코로나’, 중국과도 ‘코로나’, 신천지 이야기 나올 때도 ‘코로나’다. ‘코로나’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도 ‘코로나’를 언급해야 한다.
 
한참 전부터 기자들, 정치권 인사들 그리고 일반 지인들로부터 같은 질문을 받고 있다. “코로나는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받을 때 마다 막막함을 느낀다.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하면 상대는 그게 운을 떼는 문장인 줄 알고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데 질문 받은 내가 더 답답한데.
 
사실 다른 선거 때도 ‘경제 문제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부동산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같은 질문을 받고 한다. 그에 대해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혹은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하곤 했는데...
 
그래도 하도 질문을 많이 받으니 ‘어떻게 큰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대답도 나름 준비가 되긴 했다.
 
첫째 ‘코로나19’ 사태의 특징과 파괴력은 ‘예측 불가능성’에 있다. 예컨대 산불이 났을 경우엔 최악의 경우에 며칠이 걸리고 피해가 어느 정도일지 내다볼 수 있다. 대형 참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대효과는 다양할 수 있지만 피해 자체는 그 순간에 특정된다.
 
반면 포항 지진의 경우, 주변 지역 주민들은 다른 양태의 공포에 시달렸다. 도대체 여진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니까.
 
1990년대 중반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등이 연달아 무너지고 구포에서 기차가 탈선했을 때 도 그랬다. 상당 기간 동안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솟으면 어떻게 하냐는 공포감이 지배했다.
 
지금도 그렇다. ‘31번’ 이후 인식의 틀이 바뀌었다. 언제까지 가고, 어디까지 갈 지 모른다.
 
지레 짐작이라도 가능한, 예측 범위 내에 잇는 위험과 그렇지 못한 위험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이에 대해 여당이 말할 수 있겠나? 아님 야당이 말할 수 있겠나? 하지만 정치인들은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유권자들은 그 말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다.
 
정부 여당의 자화자찬이나 욕먹기 전에 먼저 욕하자 식의 역공, ‘이 때다’ 싶은 느낌을 주는 야당의 맹공이 모두 평가 받을 것이다.
 
굳이 “중국은 안 위험하다”, “중국은 우리의 친구”라고 말하고야 마는 것들이나 정부 책임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까 싶어서 “특정 종교 집단에 책임을 돌리면 안 된다”고 신천지를 싸고 도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정부여당의 부담이 더 크다. 야당은 말에 대해서만 책임지면 되는데 여당은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또 말이라고 해서 다 같은 말이 아니다.
 
하나 마나한,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인 정치적 공방의 말과 책임 있는 사람이 내놓는 현안에 대한 말은 차이차이가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말은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권력에는 책임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이치다.
 
책임있는 사람의 말이 빗나가면 대중들의 불안감, 공포감은 더 커진다. 위험의 크기가 커지는 게 아니라 모름에 대한 공포가 더 커지는 것이다. “나를 속이는구나” 내지는 “저 사람도 모르는구나”고 생각하지 않겠나?
 
현재 글로벌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지도자는 두 명이다. 싱가폴 리센룽 총리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 두 사람의 공통점은 말을 뒷받침 하는 행동이 아니라 행동을 뒷받침하는 말을 했다는 점, 낙관보다는 냉정함을 견지했다는 점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taegon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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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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