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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혁신 전략…“현재에 머물러 있으면 실패한다”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사장, 콜리전 컨퍼런스에서 대담
“사물을 소유하는 것보다 사물에 접근할 수 있는 경험이 유효”
2019-05-24 16:38:40 2019-05-24 16:50:15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혁신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그대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실패한다.”
 
24일 콜리전 컨퍼런스와 현지 외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최고혁신책임자(CIO) 사장은 지난 20일부터 23일(현지시간)까지 진행된 콜리전 컨퍼런스에서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법; 인공지능(AI)과 5G에 대한 투자와 소비자 행동을 변화시키는 기술’이라는 주제로 사회자와 대담을 나눴다. 콜리전 컨퍼런스는 AI 분야의 CES(세계 최대 가전전시회)로 불리는 행사로, 올해부터 3년 동안 캐나타 토론토에서 열리게 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 120개국에서 2만5000여명이 모여 AI 기술과 빅데이터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사장이 콜리전 컨퍼런스에서 사회자와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콜리전 페이스북
 
그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기업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삼성전자의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넥스트는 산업과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넥스트는 삼성 내에서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하는 조직이다. 그는 “이미 큰 회사와 성공한 회사는 종종 모퉁이만 돌면 더 큰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음에도 무엇이 회사를 성공하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그들이 지난날 진행했던 일의 핵심인지 인지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혁신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다양한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으며 AI와 5G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사업성이 입증된 스타트업의 경우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진행한다. 향후 3년 동안 삼성전자는 AI와 5G 스타트업에 총 220억달러(26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AI와 5G는 삼성전자의 4대 미래 성장 동력에 속한다. 이를 위해 삼성넥스트는 지난해 6월 Q펀드를 조성했다. Q펀드가 투자한 대표적인 AI 업체는 2016년 설립된 이스라엘 업체 미싱링크(Missinglink)다. 미싱링크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AI를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업체다.
 
은 사장은 소비자 행동과 기술에서 볼 수 있는 트렌드를 좇는 일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소비자들을 연구한 결과, 세대의 80%가 돈을 들여 물건을 사는 것보다 저녁 식사를 나가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과 같은 사회적 경험에 더 큰 가치를 둔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소비자들은 물건을 사기보다 사회적인 경험을 하는데 가치를 둔다”면서 “전통적인 물건을 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조차 다른 더 큰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실례로 소비자들은 음악이나 영화를 구매하는 대신 스포티파이와 넷플릭스 구독을 구매하고 있고 차를 사는 대신 우버나 리프트를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출시한 라이프스타일 TV ‘더 세로’, ‘더 프레임’, ‘더 셰리프’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방식을 적극적으로 채택했다. 더 세로는 모바일로 콘텐츠를 즐기는데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분석해 만든 세로 방향의 스크린 TV다. 모바일 기기의 화면과 세로형 스크린을 동기화해 SNS, 쇼핑, 게임,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더 프레임에서는 스페인 프라도, 이탈리아 우피치 등 전 세계 유명 미술관 혹은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작품 구독 서비스 아트스토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서비스와 활동을 구매 기반 대신 구독으로 바꾸고 있는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은 사장은 “사물을 소유한다는 생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서 “사물에 접근할 수 있는 경험이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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