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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학생땐 까까머리의 형편없는 아이였다”
박원순 서울시장 스승의 날 앞두고 화원중 특강
2016-05-11 17:28:15 2016-05-11 17:28:15
[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저도 중학생 땐 까까머리에 형편없는 아이였어요. 여기있는 여러분도 세상에 어떤 공헌을 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공부를 조금 못하면 어떤가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중학생들을 만나 자신의 인생 스승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11일 서울 강서구의 화원중학교를 찾아 1~3학년 희망학생 32명을 대상으로 ‘내 인생을 바꾼 스승들’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특강에 앞서 박 시장은 서울시-교육청 협력사업으로 새로 바뀐 화장실을 둘러보고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화장실 개선 동영상도 함께 시청했다.
 
또 시장 취임 후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을 묻는 2학년 4반 유수연 양의 질문에 “학교 화장실 개선사업”이라고 답하며 교육환경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박 시장은 “시설이 깨끗해진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에 맞춰서 원하는 대로 바꾼 것이 중요하다”며 “서울시 전체로 보면 작은 예산이 들어갈지 몰라도 화장실 하나로 여러분의 삶이 바뀐다는 변화가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특강에선 박 시장의 부모부터 딸까지 8명의 인물을 소개했다.
 
우선 가장 처음으로 소개한 ‘영원한 정신적 지주’ 아버지 박길보 씨와 어머니 노을석씨는 박 시장에게 정직과 근면함을 가르쳤다.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지말라’, ‘한 명의 거지도 그냥 보내지 말라’, ‘농부는 하늘을 상대로 사기 치지 않는다’ 등 박 시장의 부모가 남긴 말들도 학생들에게 전해줬다.
 
이어 소개한 인물은 장가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 박실경 선생님과 경기고 은사 강송식 선생님으로 박 시장은 이들로부터 칭찬과 인성의 힘을 배울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다음 인물은 박 시장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정의의 관점과 통찰력을 가르쳐준 조영래 변호사로 박 시장은 조 변호사의 활약상을 얘기하며 “내가 따라갈 수 없던 존재”라고 얘기했다.
 
박 시장은 꼼꼼한 분석과 정밀한 생각에 대해 가르쳐 준 출판인 한창기 대표와 나이 일흔에 프랑스어에 도전한 펜실베니아 인류학과 밥 교수의 열정에 놀랐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스승으로 자신의 딸 박다인씨를 거론하며 늦은 저녁 걸려온 전화를 불친절하게 대했다가 타박을 받은 일화를 소개하며 자신을 ‘늘 꾸중듣는 부족한 아빠’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세 사람이 같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는 ‘三人行必有我師’(삼인행필유아사)를 함께 나누며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더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특강이 끝나고 박 시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2학년 6반 이현우 군은 “시장님이라고 해서 어렵게 여겼는데 생갔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며 “앞으로 방송 일이 하기 위해서 오늘 특강대로 외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강서구의 화원중학교를 찾아 특강하고 있다.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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