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새 원내대표에 '추경호'…'TK 자민련' 우려
주호영·윤재옥 의원에 이어 영남 원내대표 탄생
친명·친윤 원 구성 힘 겨루기 전망…지각 개원 예정
2024-05-09 17:50:15 2024-05-09 18:13:40
국민의힘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4·10 총선에서 3선을 달성한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이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됐습니다. 역대급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TK)의 추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에 오르면서 국민의힘은 또다시 ‘영남 자민련(자유민주연합)’ 탈피에 실패했습니다. 특히 추 신임 원내대표는 극한의 여소야대 구도 속 친명(친이재명)계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를 상대로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데요. 'TK 자민련' 프레임에 갇힌 추 원내대표가 대야 협상력을 발휘할지 미지수입니다. 여야 원내 지도부가 ‘친윤’(친윤석열)과 친명으로 채워지면서 강대강 대치가 예상되는 만큼, 추 원내대표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총선 참패에도 또다시 '영남 원내대표'
 
국민의힘은 9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인 총회를 열었는데요. 당선인 108명 중 102명이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이 중 과반인 70명이 추 원내대표를 지지했습니다. 
 
추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유능한 민생 정당, 정책 정당이 돼서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얻어야 한다”라며 “그래서 힘 있는 정당이 되고 이를 통해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힘 당선인) 108명이 똘똘 뭉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지난 20대 총선부터 여권이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참패를 거듭하면서 당내에서도 ‘도로 영남당’ 이미지가 고착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달성군에서만 내리 3선을 했습니다. 여권은 22대 총선 지역구 당선인 90명 중 영남권 비중이 65.6%(59명)에 달하는데요. 
 
총선 참패 직후부터 당내에서는 수도권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외연 확장에 힘써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습니다. 그럼에도 주호영·윤재옥 의원에 이어 또다시 영남권 원내대표가 연달아 탄생했습니다. 
 
여기에 추 원내대표는 윤석열정부에서 초대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면서 친윤계로 분류되는데요. ‘영남 자민련’ 비판에 이어 ‘용산 출장소’ 이미지 극복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9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긴급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구성 지략대결 본격화화약고는 '법사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에 친윤계 추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여야 협치는 더욱 요원해졌습니다. 그의 협상 파트너인 박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친명을 등에 업은 채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했는데요. 당시 민주당 소속 당선인 171명 중 170명이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이 중 과반 득표로 박 원내대표가 선출됐습니다. 
 
지난 21대 전반기 국회에서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이용해 18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면서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바 있습니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는 다른 상임위에서 의결된 법안을 사실상 재심사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22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거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원 구성 협상에서 법사위는 ‘화약고’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민주당은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법제사법위원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와 인터뷰에서 “21대 국회에서 180석의 거대 의석수를 가진 1당이었는데 운영위, 법사위를 양보하니 법사위원장이 의견 자체를 상정하지 않으면 국회법으로 돌파할 방법은 패스트트랙밖에 없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추 원내대표 역시 당선 직후 대야 투쟁을 강조했는데요. 그는 당선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힘 당선인) 108명이 똘똘 뭉치는 것이다. 단일대오가 흔들리면 아무것도 못한다”라며 “192석의 거대야당은 그 틈새를 계속 노리고 있을 것이다. 똘똘 뭉치면 당당하게 맞설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여기에 추 원내대표는 지난 2021년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면서 법사위원장 등 7개 상임위를 되찾아온 바 있습니다. 특히 오는 16일 선출되는 민주당 소속 전반기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강공 드라이브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국민의힘은 거야의 입법 폭주를 제어할 동력을 위해 법사위원장을 사수해야 합니다. 
 
이에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22대 국회가 지각 개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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