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곧 대권 행보' 수차례 암시
'총선 후 구상' 하나둘 공개…오세훈·반기문 꺾을지 의문
2016-04-04 15:22:18 2016-04-04 15:22:55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대선에 도전할 뜻을 수차례 내비치며 열흘 뒤 투표일 이후를 바라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천 파동의 주인공 중 하나였던 그의 구상대로 총선 후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 3일 부산 중구 국제시장에서 “선거가 끝나면 당 대표는 그만두려고 한다. 이제 더 큰 정치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영도 남항시장 유세에서는 자신에게 도전했던 인사들을 열거한 뒤 “이분들이 열심히 해서 4년 뒤가 될지, 2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 후계자가 정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년 뒤"란 말은 내년 말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김 대표는 총선 직후 당 대표 사퇴를 천명했다. 7월 쯤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한두 달 먼저 사퇴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이후 대권주자로서의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총선 후의 새누리당이 김 대표의 대권 행보를 뒷받침해 줄 것이냐는 문제가 남아 있다. 현재 총선에 나온 새누리당 후보 중 60% 정도는 친박계로 분류된다. 여기에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당권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계파 갈등으로 김 대표와 친박계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청와대와 사이가 멀어진지도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의 ‘용꿈’이 쉽게 실현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재기를 노리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기세가 김 대표를 위협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4일 발표한 3월 4주차 주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오 전 시장(15.4%)이 김 대표(12.9%)를 밀어내고 여권 내 1위를 차지했다.(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 전 시장이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꺾고 당선된다면 ‘오세훈 대망론’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그가 청와대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김 대표에게는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살아 있는 변수다. ‘친반평화통일당’에 이어 ‘친반국민대통합연대’가 중앙선관위에 등록을 마치는 등 반 총장을 향한 열망은 꺼지지 않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재외국민 투표를 마치며 "대한민국의 상황이 위중한 때"라고 말해 청와대와 코드를 맞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4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새누리당 경남도당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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