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미국 금리인상에 깊어지는 한은의 고민
12월 기준금리, 6개월 연속 '동결' 전망…문제는 '언제 올리느냐'
2015-12-06 13:50:36 2015-12-06 13:50:36
오는 15~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10일 열리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주요 경제 지표 호조 등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선제대응을 할 것인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우선 시장에서는 이번달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6개월 연속 동결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은이 그 동안 수차례 언급해 온 것처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국내 경기 사정에 맞춰 완화적 통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과 통화 정책에 변화를 주기에는 아직 국내 경기 회복세가 탄탄하지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6일 국제금융시장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오는 15~16일 열리는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완전 고용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21만1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실업률도 5.0%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제 지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이사회 의장도 "10월 이후 나온 경제지표는 고용시장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에 부합한다"며 "노동시장은 더 좋아지고 있고 물가상승률도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이어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오래 기다리도록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언급해 12월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결정되기 앞서 한국에서도 1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은 자금유출로 타격을 받고, 세계 금융시장에도 충격이 전해질 공산이 크기에 한은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일단 연내까지는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로 수준을 유지해 온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한은도 결국엔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밖에 없지만, 국내 경기 흐름상 당장은 인상 카드를 꺼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그 동안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한은이 곧바로 따라올리는 것은 아니다"며 국내 사정에 맞춰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김유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하며 통화정책 방향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연내에는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일단 경제에 대한 한은의 시각 자체가 비관적인 쪽이 아니라서 연말까지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속도를 천천히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르면 12월부터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한국은 기준금리를 동반인상하지 않을 여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언제 올리느냐'이다. 최근 국내 경제는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로 5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수출은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1200조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다.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쉽게 내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정순원 한은 금통위원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그 동안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나, 머물러야 하나'의 고민에서 '언제쯤 올리지' 하는 고민이 하나 더 늘게 됐다"고 언급해 한은의 고민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정 금통위원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국내 경기 회복세가 견고해지지 않는 한 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까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현재 여러 상황이 복잡하게 꼬여 있어 한은이 기준금리 운용 방향을 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내 경기와 대외여건 등을 엄밀하게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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