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1조원 '매물' 만지작..과감한 확장 나선 이유는?
연매출 '6조'..글로벌 탑10 진입 시나리오 가능
"인수가격 무리 아니다..실탄 충분"
2014-04-24 14:21:21 2014-04-24 17:27:30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LG생활건강(051900)이 1조원 짜리 '빅딜' 카드를 꺼내들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매출 1조원이 훌쩍 넘는 매물을 만지작 거리면서 M&A 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을 한번에 제압하고 나선 것이다. 1조원대 회사를 사들일만큼 아직까지 M&A 실탄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24일 LG생건은 글로벌 화장품 업체 엘리자베스아덴 인수 검토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국내 기관 투자가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차석용 부회장이 일부 계열사 대표직을 물러나면서 업계에서 갖가지 설이 난무했지만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는 LG생건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초대형 매물을 골라내는 작업에 주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그동안 일본 긴자 스테파니(1319억), 에버라이프(3039억) 인수를 시작으로 다수의 해외 M&A건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조 단위의 매물은 LG생건 역사는 물론,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도 최초다.
 
LG생건 관계자는 "국내 회사가 미국의 명품회사를 검토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업계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며 "현재 급성장한 매출규모를 감안했을 때 대규모 딜을 하지 않으면 회사의 추가 성장 창출에는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이 이미 포화에 접어든 상태에서 해외진출이 필수적이고, 진출 성공은 브랜드 인지도가 좌우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LG생건의 최대 약점이자 장기 성장의 핵심인 브랜드 인지도를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엘리자베스아덴이 낙점된 셈이다.
 
엘리자베스 아덴은 1910년에 설립된 미국의 명품 화장품 업체다. 세계 12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이중 60% 가량의 매출이 북미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자료=엘리자베스 아덴)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건이 성사될 경우,  LG생건이 초고속으로 글로벌 업체로서 발돋움 할 수 있을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LG생건의 작년 매출은 4조3263억원, 엘리자베스 아덴은 1조3965억원으로 양측의 합산매출은 무려 6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탑10 화장품리스트 진입까지 가능해지는 시나리오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자베스아덴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나 광범위한 해외지역 커버리지는 그 어떤 국내 업체도 보유하지 못한 장점"이라며 "중국, 일본 등 주로 아시아권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G생건이 북미와 유럽 등지로 영토를 학장해 나가는데 훨씬 용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인수 추진에 대해 업계에서는 부담스런 인수 가격과 엘리자베스아덴의 최근 실적 부진 등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엘리자베스 아덴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0% 넘게 감소했다. 또한 현재 아덴 매출의 70% 가량이 향수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실적을 턴어라운드 시켜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1조원이라는 인수가격 역시 현재 엘지자베스아덴 현 상황을 감안하면 비싼 가격 이라는 시각도 있다. 재무적 리스크를 감내해야 할 만큼 매력적인 매물 대상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LG생건 관계자는 "대규모 매물을 찾는 것은 사실이지만 엘리자베스아덴 인수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닌 만큼 섣부르게 예측할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현재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자금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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