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코스닥본부장 전격사퇴, 왜?
2014-03-31 14:56:37 2014-03-31 15:01:02
[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2009년 통합거래소 출범 후 첫 내부자 출신 본부장(부이사장)으로 그동안 승승장구해온 최홍식(53·사진) 코스닥본부장이 연임결정을 앞두고 전격 사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증권거래소(KSE) 공채 22기 출신으로 업무 추진력이 강한 최 본부장은 그동안 나이에 비해 빠른 승진가도를 달렸으며, 다음달 임기만료 이후에도 1년 연임이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그의 연임 여부를 포함한 임원인사를 처리하는 거래소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30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고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 최 본부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최 본부장의 연임과 관련해 잡음이 불거진 것은 거래소 노조에서 그의 연임에 반대하는 대자보를 내걸고 공식적으로 투쟁에 나서면서부터다.
 
노조는 지난 20일 거래소 서울사옥 1층 로비에 게시한 대자보에서 “최 본부장은 거래소의 경영실패와 방만경영의 대표 사례로, 무리하게 동남아 해외투자를 주도해 막대한 손실을 냈다. 정부와 금융위원회가 철저한 인사 검증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거래소 내부에서는 최 본부장에 대한 노조의 연임반대 대자보가 게시된 직후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한다.
 
특히 연임이 유력했던 최 본부장의 사퇴는 권위적인 업무 스타일과 직원들의 복지 문제에서 비롯된 노조와의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 본부장은 업무 추진력은 훌륭했지만, 사람을 쓰는 데 있어서 호불호가 분명해 자연스럽게 이너서클이 만들어졌다"며 "포용력에서는 여러가지로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관료 출신 임원들조차 최 본부장을 어려워할 정도로 거래소에서 차지하는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인 수준으로 알려졌다. 관료출신이 대부분인 거래소 임원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평가가 어땠을 지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노조와의 갈등은 최 본부장에 대한 내부의 불만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조직개편과 신사업 추진 등으로 코스닥 관련 업무강도는 높아졌지만, 야근수당 지원 등 그에 상응하는 보상에는 인색해 직원들의 불만이 쌓여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최 본부장은 연임을 앞두고 1차 인사검증은 통과했지만, 노조에서 연임반대 투쟁을 공식화한 이후 당국에서 재검토지시가 내려오면서  부담이 커지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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