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불어난 대환대출…카드업계, 위험차주 유입 '주의보'
금융당국 '상생금융' 일환서 대환대출 규모 확대
열위한 차주 구성에 자산건전성 저하 압력 커져
2024-09-24 06:00:00 2024-09-2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17: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카드 업계가 대환대출 금액이 불어나면서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성이 더욱 커졌다. 관리 필요성과 부담이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환대출 대부분은 개인신용대출 가운데 카드론 구성인데, 지속된 고금리 영향으로 취약차주가 유입되는 ‘풍선효과’ 우려가 있어서다. 차주 여건이 열위한 만큼 카드사 건전성이나 수익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높다는 것이다.
 
상반기 대환대출금액 급증…카드론 대부분
 
19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올 상반기 대환대출 규모는 2조1339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5% 증가했다.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을 새로운 대출로 바꾸는 ‘대출 갈아타기’로 차주가 이자율이나 상환 기간 등 더 좋은 조건을 적용받기 위한 목적에서 활용된다.
 
카드사별 대환대출 규모는 ▲신한카드 3478억원 ▲삼성카드(029780) 949억원 ▲KB국민카드 7772억원 ▲현대카드 2795억원 ▲롯데카드 1923억원 ▲우리카드 2947억원 ▲하나카드 1475억원 등이다.
 
 
신한카드(-6.6%)와 삼성카드(-0.4%)는 대환대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규모가 감소한 반면 KB국민카드(13.3%), 현대카드(11.5%), 롯데카드(94.2%), 우리카드(8.4%), 하나카드(5.9%) 등 나머지 카드사는 증가했다. 특히 롯데카드는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른 모습인데, 지난해에도 증가율이 109.0%로 가장 높았다.
 
대환대출 대부분은 카드론이다. 카드론은 신용카드 영업자산 가운데 카드자산 부문 내 대출서비스 항목에 속한다. 현금서비스가 단기 대출이라면 카드론은 장기 대출 성격의 상품이다. 올 상반기 기준 대환대출의 약 82.0%가 카드론인 것으로 확인된다.
 
대환대출 규모가 가장 컸던 KB국민카드는 카드론 비중도 업계서 제일 높은 상태다. KB국민카드의 카드론 규모는 6조2855억원으로 신한카드(7조4861억원)보다 작지만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0%로 가장 높다. 신한카드와 카드사 평균 비중은 각각 19.6%, 22.3% 정도다. 다만 KB국민카드는 올 상반기 카드론 증가율이 1.7%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대환대출 증가 폭이 가장 컸던 롯데카드는 카드론 증가율도 18.3%로 업계서 최고 높았다. 업계 평균 증가율은 4.9%다. 롯데카드의 카드론 규모는 4조8170억원이며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9%다.
 
상생금융 일환으로 취급 확대…건전성 하방 압력
 
카드사 대환대출 증가 배경에는 상생금융이라는 명분이 있다. 금융당국이 상생금융 지원책 일환으로 해당 대출을 장려한 영향이다. 수년간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과 고금리 환경 탓에 취약 차주가 늘어 지원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대환대출 규모가 증가한 만큼 건전성 관리 부담도 늘어난다. 취약 차주 유입이 확대되는 풍선효과 우려가 있어서다. 카드업계는 가계신용대출 취급을 축소하고 있는 다른 금융권과 달리 카드론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대부분 중·저신용자 차주에 다중채무자 비중도 높은 편이다.
 
(사진=연합뉴스)
 
대환대출의 경우 대부분이 건전성 채권 분류에서 요주의에 해당된다. 상반기 기준 요주의 비율이 무려 80.2%에 달한다. 연체율은 15% 내외로 파악된다. 상환능력 미개선 금액 비중도 27.9%로 높다. 건전성 측면을 넘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란 평가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금융권의 개인신용대출 중 카드론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다”라면서 “우량차주 선별 취급 등으로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고 있지만 대손비용 부담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취약차주 지원 정상화에 따라 채무 재조정 차주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대환대출 규모와 건전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카드업계 건전성 지표는 현재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캐피탈사와 달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적어서다. 카드사 연체율은 상반기 기준 신한카드 1.7%, 삼성카드 1.1%, KB국민카드 2.0%, 현대카드 1.1%, 롯데카드 1.8%, 우리카드 2.4%, 하나카드 2.1% 등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자산에서 결제서비스 영역은 수수료 문제 등으로 수익성 성장이 점점 둔화되는 과정에 있다”라면서 “수익 확보를 위한 대체 차원에서 카드론과 같은 대출서비스가 성장하고 있는 흐름인데, 이러한 방향을 이어가되 건전성 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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