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유치원 70%는 '영어 선행교육'…"초등 3학년 분수도 배운다"
강경숙 의원·사걱세 "유치원 선행교육 전수조사해야"
"선행교육, 영유아 건강한 신체·정서 발달 저해 우려"
2024-08-21 20:10:45 2024-08-21 20:13:25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유치원 10곳 중 7곳은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또 해당 지역 유치원의 절반은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선행하고 있었습니다. 영유아의 건강한 신체·정서 발달을 저해하는 선행교육 실체를 파악하고 조기 학습의 부작용을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유치원 선행교육 실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강경숙 의원실 제공)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기자회견을 열고 '강남 3구 유치원 시기 선행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먼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강남 3구 103개 국공립 및 사립 유치원의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유치원 103개원 중 74.1%가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이란 유치원이 사교육 업체와 계약해 원생들을 대상으로 유료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현행 교육과정에 따르면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배우게 되어있습니다.
 
연령별로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현황을 살펴보면 △만 3세 63.1% △만4세 72.8% △만5세 86.4%였습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겁니다. 
 
강남 3구에서 초등학교 선행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유치원도 전체 유치원의 49.2%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만5세 반의 경우 100%가 유·초 연계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강남구 38개 유치원의 '2024학년도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계획'을 분석한 결과, 각 유치원마다 단순히 진학 예정인 초등학교를 방문해 보는 프로그램부터 초등학교 3학년 교육과정을 미리 당겨 가르치는 선행교육까지 천차만별로 프로그램을 운영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나성훈 사걱세 공동대표는 교육당국에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육과정의 선행 교육과정 운영 여부를 전수조사 및 관리·감할 것 △영어, 한자, 독서논술, 창의과학, 로봇코딩 등 사교육업체 특별활동 및 특성화 프로그램이 영유아발달 적합성 검토 △정규 교육과정 시간에 '유·초 연계교육'의 초등 선행프로그램 둔갑 조사 △이음학교 정책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과 충분한 교사연수 △유치원·어린이집 교사가 과중한 초등 선행교육을 하지 않도록 비정상적인 상황 해소 등을 촉구했습니다.
 
강 의원은 "이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3학년 분수까지 가르치는 등 유아대상 교육기관도 더이상 급발진 선행교육의 무풍지대가 아니다"라며 "이런 개탄스러운 현실에 교육부가 나서서 영유아의 건강한 신체·정서 발달을 저해하는 선행교육 실체를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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