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이 끌어올린 일자리…갈 곳 없는 '청년층'
50·60대 일자리 늘고 20·40대 줄어…노동시장 양극화
'보건·사회복지' 일자리 증가…'노노케어' 확대 영향
2024-08-21 15:45:46 2024-08-21 18:27:35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올해 1분기 임금근로 일자리가 약 31만개 증가하면서 일자리 증가폭이 8개 분기 만에 소폭 반등했습니다. 새로 생겨난 임금근로 일자리는 50·60대의 고령층이 견인했는데요. 고령화로 보건·사회복지 수요가 커지면서 50·60대를 중심으로 관련 일자리 수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결국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증가 영향이 컸습니다. 반면 한창 일해야 할 20대 청년층과 우리 경제 허리인 40대의 일자리는 감소했습니다. 임금근로 일자리가 늘어도 양질의 일자리 부족 문제가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고질적인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건·사회복지 '껑충'…이면에 '노인 일자리'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1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2052만1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만4000개 증가했습니다. 일자리 증가폭은 지난 2022년 1분기 75만2000개로 정점을 찍은 뒤 7개 분기 연속 증가폭이 둔화했는데요. 올 1분기엔 지난해 4분기 29만3000개보다 소폭 늘면서 반등 추세로 전환한 모습입니다.
 
산업별로 보면 그간 지속적으로 늘어난 '보건·사회복지' 분야의 일자리가 증가세를 주도했습니다. 올 1분기 보건·사회복지 일자리는 13만9000개 늘면서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운수·창고업 일자리가 4만3000개 늘었는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습니다. 배달·택배 등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이외에도 음식점 및 주점업(3만7000개), 숙박업(3000개) 등에서 일자리가 늘었습니다.
 
반면 건설업 일자리는 4만8000개 줄어들면서 지난해 4분기(-1만4000개)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폭이 커졌습니다. 건설 경기 부진으로 토목 공사 등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부동산업 일자리 역시 9000개 줄어들면서 4개 분기째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0·40대 일자리 감소…이중구조가 낳은 '불평등'
 
주목해야 할 점은 임금근로 일자리의 증가세를 고령층이 견인했다는 점입니다. 올 1분기 일자리 증가폭 둔화세 반전에도 연령별 양극화 현상은 나아지지 못했는데요. 실제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이하(-10만2000개)와 40대(-3만2000개)는 감소한 반면, 60대 이상(26만3000개), 50대(12만8000개), 30대(5만7000개)는 증가했습니다. 사실상 50대와 60대 증가폭을 합친 것만으로 1분기 증가폭을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특히 60대 이상은 보건·사회복지(11만개), 사업·임대(3만개), 협회·수리·개인(2만7000개) 등에서 일자리가 늘어났는데요. 정부가 고령층을 대상으로 세금으로 만든 보건·사회복지 일자리 등이 늘어난 영향이 컸습니다. 반면 핵심 취업 연령대인 20대 이하의 일자리는 도소매(-1만7000개), 공공행정(-1만6000개), 정보통신(-1만5000개) 등에서 줄었습니다. 20대 이하 일자리는 5개 분기째, 40대는 3개 분기째 감소세를 기록 중입니다.
 
결국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등에서 고령층 고용이 활발한 데 반해, 20·40대 인구감소세와 건설업 등 경기 부진으로 민간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진 상황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같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 문제는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고질적인 양상으로 이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 시장의 일자리 증가는 정부의 노인일자리 증가 영향이 크다"며 "결국 노동집약 효과를 지닌 내수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면서 일자리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근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노동시장 이중 구조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청년층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 어르신이 구직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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