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언제나 옳을까…금주 상장 6종목에 쏠린 눈
넥스트바이오메디컬·케이쓰리아이 상장 당일 공모가 하회
2024-08-20 16:17:32 2024-08-21 15:24:59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상반기까지 '공모주 불패신화'라고 불릴 만큼 공모시장 열기가 뜨거웠습니다만 하반기 들어서는 당일 종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주가 상승폭 축소로 공모가 결정 구간도 하향 조정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번 주에만 5일 연속으로 신규 상장주가 증시에 데뷔하면서 주가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날 신규 상장한 종목은 공모가를 하회하며 위축된 투자심리를 드러냈습니다.
 
금주 6종목 상장…'따상'은 언감생심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주 상장을 했거나 앞둔 기업은 △전진건설로봇(19일) △넥스트바이오메디컬·케이쓰리아이(20일) △티디에스팜(21일) △엠83(22일) △이엔셀(23일) 등입니다.
 
공모주 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이날 상장한 종목들도 상장 당일 종가가 공모가 밑으로 고꾸라졌습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공모가(2만9000원)보다 18.28%(5300원) 내린 2만3700원에 마감해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돌았습니다.
 
같은 날 상장한 기술성 특례상장기업 케이쓰리아이 공모가(1만5500원) 대비 31.94%(4950원) 하락한 1만5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개장 직후 등락을 반복하면서 1만5950원까지 오른 뒤 공모가 밑으로 내려앉았습니다.
 
두 종목 모두 공모주를 배정받은 기관투자자 상당수가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으면서 상장 전부터 물량 부담 우려가 있었습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기관투자자 미확약 물량이 87%, 케이쓰리아이는94.7%로 많았습니다. 기업의 성장성보다 단타 중심의 차익 실현을 노렸던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코스피 시장도 열기는 가라앉은 모습입니다. 전날 올해 다섯 번째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전진건설로봇은 상장 첫날 공모가(1만 6500원) 대비 24.55%의 상승률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개장 직후 2만 8900원(75%)까지 오른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차익 실현 물량에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상반기까지 상장 당일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 '따따상'이 나타나면서 공모시장 열기가 뜨거웠는데요. 하반기 들면서 공모주가 상장 당일 공모가를 하회하는 모습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인 투자 중심으로 공모주는 첫날 오르고 팔면 된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라며 "공모가의 적정성에 대해서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모주 시장 안정화 단계”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희망밴드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는 범위도 내려왔습니다. 상반기까지 희망밴드 상단 20~30% 선에서 초과달성이 심심찮게 보였는데, 최근 들어 초과달성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날 상장한 넥스트바이오메디컬과 케이쓰리아이는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356.9대 1, 2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는 희망 밴드 상단으로 정해졌습니다.
 
지난 16일 코스닥 상장한 유라클 역시 희망 범위(1만8000원~2만1000원) 상단인 2만100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23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이엔셀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희망 공모 밴드(1만3600~1만5300원)의 최상단인 1만5300원에 확정한 바 있습니다.
 
희망밴드 최하단에서 공모가가 정해지는 경우도 등장했습니다. 지난 12일 기술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 뱅크웨어글로벌의 경우 공모가를 희망밴드(1만6000원~1만9000원) 최하단으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희망밴드에서 초과 결정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경피약물전달 의약품 전문기업 티디에스팜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경쟁률이 1608 대 1을 기록했는데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희망범위(9500~1만7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300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엠83은 희망 밴드인 1만 1000~1만 30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 6000원으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는 상반기 과열된 공모시장이 조정되는 단계라고 분석합니다. 최종경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장은 "올해 상반기가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너무 높게 나왔던 것이고, 지금은 안정화돼서 정상화 과정에 있다"며 "공모가가 적절한 가격에 결정되면 첫날부터 가격이 급락하거나 급등하지 않아 수익률의 안정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공모주 시장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입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공모주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기관 투자자의 '재간접 펀드'(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 관련 제재 및 보호예수 관련 제도 개선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KRX) 유가증권시장본부가 지난 19일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콘크리트펌프카 제조업을 영위하는 전진건설로봇(주)의 코스피시장 상장기념식을 개최한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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