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도 참전…무료 환전+α 경쟁
여행 뿐만 아니라 환테크 수요 맞춤 대응
2024-06-25 14:48:31 2024-06-26 08:18:24
 
[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토스뱅크에 이어 은행들이 잇달아 외화 무료 환전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무료 환전에 더해 부가서비스 경쟁까지 치열해졌습니다. 
 
카카오뱅크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환전 서비스인 '달러박스'를 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외화 소비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통화가 달러라고 판단했다"면서 한국은행의 2024년 4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통계에 따르면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81%로 달러에 특히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여행객을 겨냥해 무료 환전을 내걸고 ‘트래블 카드’ 경쟁에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달러 특화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운 것입니다. 카카오뱅크 달러박스는 일상에서 달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환전·출금·결제 등의 기능을 결합한 서비스입니다.
 
별도의 외화 계좌 개설 없이 카카오뱅크 계좌를 가지고 있는 19세 이상 개인이라면 1인당 1개 달러박스 개설이 가능합니다. 최대 1만달러까지 입금할 수 있으며, 일 최대 입금액과 출금액은 각각 5000달러, 1만달러입니다. 달러박스에 달러를 입금하거나 입금한 달러를 원화로 출금할 때 수수료는 무료입니다.
 
국내에서 외화 ATM으로 달러 현금을 찾을 때도 무료 수수료가 적용됩니다. 현재 전국 총 5곳에 있는 신한은행 외화 ATM을 이용해 외화를 출금할 수 있습니다. ATM 출금은 회당 최소 100달러부터 가능하며, 하루 최대 600달러까지 인출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와 다른 플랫폼의 연결을 통해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카카오톡과 연결한 선물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카카오톡 친구로 추가된 상대에게 달러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친구 또한 달러박스를 이용해야 하며, 30일 이내 받지 않으면 자동으로 환불됩니다. 달러 선물은 하루 최대 500달러, 한달 최대 5000달러까지 이용 가능합니다.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별도의 트래블카드는 출시하지 않았지만 외화 선불결제 서비스 트래블월렛과의 제휴를 통해 해외 사용 기능을 제공합니다. 지난 3월 카카오뱅크는 트래블월렛과 외화서비스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내 '트래블월렛 충전하기' 페이지에서 달러박스에 예치된 돈을 트래블월렛에 충전할 수 있습니다. 충전된 통화는 트래블월렛 카드로 결제·ATM 출금 수수료 없이 사용 가능합니다.
 
카카오뱅크는 핀테크 스타트업 및 국내외 금융사 뿐만 아니라 각종 제휴사들과 협업해 출금, 쇼핑, 해외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달러박스'에 접목해 외연을 넓힐 계획입니다. 또한 향후 달러박스를 모임통장이나 26주적금 등 카카오뱅크의 대표 상품과 연계해 일상에서 달러 활용을 늘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 오너(SO)는 "달러를 일상에서 사용하는 트렌드로 만들고 싶다"며 "새로운 외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제휴사들과 함께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25일 환전 서비스 '달러박스'를 출시했다. 사진은 달러박스를 설명하는 오보현 카뱅 외환캠프 SO의 모습. (사진=카카오뱅크)
 
우대 통화 늘리고 이자도 지급
 
은행권 외환서비스 경쟁은 무료 환전과 해외 결제 수수료 무료를 중심으로 이뤄져왔습니다. 올해 초 토스뱅크는 평생 환전 무료를 선언하며 외화통장을 출시해 외환 서비스 경쟁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수수료 없이 17개국 통화를 환전할 수 있고, 기존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외화통장에 연동해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해외가맹점 결제 수수료와 해외ATM 수수료도 무료로 제공합니다.
 
시중은행들도 너나할 것 없이 외환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체크카드 출시와 연계해 환전뿐만 아니라 카드 고객도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2022년부터 하나카드와 함께 무료 환전 기능을 제공하는 선불충전식 카드 '트래블로그'를 선보였던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외화통장 출시 이후 해외결제 시 자동 환전, 자동충전 기능을 추가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했습니다. 이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도 트래블카드를 연계한 외환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각 은행은 주요 통화에 100% 환율 우대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수료 무료 적용 통화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하나은행 트래블로그는 오는 8월부터 환전통화를 기존 41종에서 58종까지 확대합니다. 신한은행 '쏠 트래블 체크카드'는 이달 28일부터 대상 통화를 30종에서 42종으로 확대하고 최소 입금 한도도 기존 10달러에서 1달러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국민은행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도 지난 24일 무료 환전 가능한 통화를 41종으로 늘렸습니다. 외환서비스 경쟁에 가장 늦게 뛰어든 우리은행은 현재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로 통화 30종 무료 환전을 제공합니다.
 
신규 유치 고객이 여행 시즌 뿐만 아니라 충성 고객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연계된 외화통장에 예치된 달러와 유로화에 각각 연 2.0%, 1.5% 이자를 지급합니다. 국민은행은 KTX예매 등 국내 여행에서도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서용상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카드사의 외환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과열되는 양상이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서비스가 좋아지고 경쟁이 붙으면 가격이 떨어질 수 있으니 좋다고 볼 수 있다. 카드사나 은행도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무료 환전과 해외 결제 수수료 무료를 중심으로 한 은행권 외환서비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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