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효성첨단소재, 차입부담 확대에도 대규모 투자 '속도'
1년 이자비용 현금성자산 규모 넘어서
매출채권 회수율도 점차 줄고 있어
부채비율 318%…차입으로 신소재 사업 투자
2024-06-24 06:00:00 2024-06-2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1: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효성첨단소재(298050)가 차입금 확대에 따른 재무부담을 견딜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차입에 따른 이자 비용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시설을 증설·확장하면서 차입금 규모가 확대됐고, 지난해 1년 이자비용이 올해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를 넘어선 상태다. 이로 인해 유동·부채비율 등 주요 재무상태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향후에도 추가적인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어 재무상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효성첨단소재)
 
매출채권회수율 감소…1분기 매출채권 1.4회 회수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효성첨단소재가 가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44억원을 기록했다. 213억원을 기록한 기타금융자산을 포함해도 현금성자산이 넉넉한 편은 아닌 상황이다. 반면 올해 1분기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만 230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차입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가진 돈으로 올해 은행 이자도 갚기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 1년 이자비용은 827억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회사가 가진 유동부채 1조8606억원 중 1년 이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1046억원에 달해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요 재무상태는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됐다. 1분기 부채비율은 318%, 유동비율은 69%로 적정기준(100% 미만, 200% 이상)을 한참 벗어났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더 심각하다. 최근 5년간 효성첨단소재의 부채비율은 2019년 524%로 매우 심각했다. 2020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가 2021년 300%대로 떨어진 이후 현재까지 이러한 재무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유동비율의 경우 2019년 63%대에서 2021~2022년 82%대까지 회복됐다가 지난해 말부터 다시 68%로 떨어졌다.
 
제품을 팔고 못 받은 돈을 돌려받는 속도를 나타내는 매출채권회전율도 매우 낮다. 지난해 매출채권회전율은 5.8회를 기록했다. 이는 1년 동안 매출채권이 현금으로 회수되는 횟수가 5.8회 정도라는 의미다. 연간 일수로 따지면 매출채권이 평균 63일 후에나 현금으로 바뀐다는 말이다. 특히 지난 2019년 매출채권회전율은 7.3회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재무구조 악화에도 투자 가속화
 
이에 효성첨단소재는 2019년부터 재무활동을 통해 현금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분기(523억원)에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전년 동기(1033억원) 대비 반토막 난데다 투자활동으로도 1177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재무활동을 통해 694억원을 유입했다.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투자를 위해 차입금과 사채 등을 끌어다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태다.
 
기업이 미래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유무형의 자산 취득에 사용하는 돈을 의미하는 자본적지출(CAPEX) 규모도 커졌다. 효성첨단소재의 올해 1분기 CAPEX는 903억원으로 전년 동기(595억원) 대비 51.7%(308억원) 증가했다. CAPEX가 늘어나면서 전년도 1분기 439억원에 달했던 잉여현금흐름(FCF)도 마이너스(-) 380억원까지 하락했다. 국내외 탄소섬유 생산라인 증설과 베트남 광남법인 생산라인 확장 등을 이어가고 있어 대규모 설비투자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효성첨단소재의 주력 사업 부문인 타이어보강재의 경우 올 들어 전방 타이어업체와 유통업체의 재고가 소진되면서 교체용 타이어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회복하고 있어 해당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반면 탄소섬유 등 신소재 사업은 시장 수요의 높은 성장성에 힘입어 우수한 수익성을 보여왔지만, 최근 중국에서 해당 부문 신생업체들이 생기면서 판매단가가 하락하며 수익성이 저하됐다. 올 2분기 이후 수급 안정과 생산시설 등이 증설 및 확장되면서 매출규모는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보다 경쟁이 심화된 점을 고려하면 높은 이익창출력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효성첨단소재가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확장하는 가운데 차입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2021년 1조3087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이 올 1분기에는 1조8397억원까지 불어났다. 다만, 회사는 향후 운전자본 감축과 영업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CAPEX 및 금융비용을 충당하면서 재무부담을 완화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올해도 생산시설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 단기간 내에 재무부담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재무상태 악화는 해외법인의 달러차입금이 최근 환율 상승으로 늘어난 부분이며 상반기에 계획된 투자가 집중돼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타이어코드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탄소섬유 증설로 매출과 이익 규모가 증대됨에 따라 재무구조는 하반기로 갈수록 좋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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