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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롯데카드 연내 매각, '몸값'에 달렸다
대주주 사모펀드 차익실현 시점 도래
희망가·시장 눈높이 괴리 좁히기 총력
2024-04-18 06:00:00 2024-04-18 0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유근윤 기자] 지난 2019년 사모펀드(PEF)에 매각된 롯데손해보험(롯데손보)·롯데카드의 연내 매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립니다. 금융사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양사의 매각 성공 키워드는 '몸값'인데요. 롯데손보와 롯데카드 매각가는 각각 2조원, 3조원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매각 시점이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실적 개선 등을 통해 매각가와 시장 평가액의 괴리를 좁히는 게 관건이라는 지적입니다.
 
'실적개선세' 롯데손보, 몸값 올리기 집중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와 롯데카드 매각 작업에서 가장 큰 변수는 가격입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하반기 매각 가능성이 불거진 뒤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선뜻 나서는 인수 후보가 보이지 않습니다.
 
롯데손보의 대주주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인데요. 지난 2019년 7296억원을 들여 롯데손보 지분 77%를 사들였습니다. 다만 롯데손보는 그간 적자를 내며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다가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효과에 힘입어 30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습니다.
 
특히 롯데손보는 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지주 등 보험계열사 역량을 키우려는 금융지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둔 교보생명도 손보업 강화를 위해 손보사 인수를 검토 중입니다.
 
시장의 관심을 받을수록 대주주의 눈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JKL파트너스 측이 원하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는 2조~3조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기준으로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은 9931억원으로 1조원이 채 되지 않습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을 위해 몸값을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오는 8월 만료 예정이었던 '롯데' 브랜드 사용기간을 연장하고 자회사형 GA 설립을 추진하는 데 이어 롯데카드와 연계 영업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롯데손보는 자사 위촉 설계사가 카드 판매도 할 수 있도록 롯데카드와 제휴를 맺었는데요. 설계사는 여신금융협회의 동영상 교육 수강을 마치면 다음날 오후 4시부터 카드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만든 겁니다.
 
롯데손보는 자사 설계사들의 부수입 창출과 자동차 보험 영업 활성화를 위해 롯데카드와 연계 영업을 하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보험사 실적을 좌우하는 설계사의 정착은 물론 손보사의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입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시험이 있는 보험과 달리 카드 판매 자격은 어렵지 않아, 설계사들이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면 정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며 "다만 롯데카드와의 제휴 효과는 올해 보다는 내년부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손해보험이 자사 설계사도 롯데카드를 판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롯데손보 사옥. (사진=롯데손해보험)
 
"카드업 불황에 눈높이 맞추기 어려워" 
 
올 하반기 대형 매물로 꼽히는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 2022년 한차례 매각을 시도했을 때 금융지주와 카드사에서 인수 의향을 밝혔으나 높은 가격으로 인해 무산된 바 있습니다. 롯데카드의 희망 매각가는 3조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나, 시장 눈높이는 1조원 후반에서 2조원 초반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이뤄 1조7500억원에 롯데카드의 80%를 인수했는데요. 당시 인수가의 1.6배 정도인 3조원을 희망하고 있으나 시장은 여전히 해당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롯데카드 재매각 시동을 걸 당시 잠재적 인수 부문에 오른 곳은 KB금융를 비롯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등 KT 계열사인 BC카드사였습니다.
 
KB금융의 경우 보험 자회사 선전으로 지난해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는데요.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카드계열사 덩치도 키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카드사 누구든 회원수 911만명의 롯데카드를 품을 경우 업계 1위를 넘볼 수 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롯데카드 인수 의지를 보인 바 있지만 증권사 우선 인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롯데손보와 달리 롯데카드는 카드업황 전망이 어두워 시장이 원하는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주주인 사모펀드가 차익실현 시점이 도래한 만큼 매각 의지가 크다면 시장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희망 매각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롯데카드의 최대 주주인 MBK 파트너스는 올해 하반기 안에 롯대카드를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사옥. (사진=롯데카드)
 
윤민영·유근윤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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