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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포인트 선사용은 '가불'…현대카드 노예 족쇄
30만원 포인트 벌려면 월100만원씩 2년간 2400만원 써야
의무사용금액 못 채우면 고이자 물어야
차 살 때 쓰라더니…정작 겹 이용은 안돼
2024-04-17 06:00:00 2024-04-17 08:16:36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현대카드가 '포트폴리오 재정비' 프로젝트를 통해 신규 탑재한 '긴급 적립 서비스'는 사실상 가불, 대출 서비스에 불과한데요. 무이자·무수수료를 내세우며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지만, 포인트 적립에 필요한 의무 카드사용액을 채우지 못하면 고이자를 물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현대카드는 M·X 긴급적립서비스를 통해 최대 50만원 상당의 포인트, 캐시백을 미리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사진=현대카드 홈페이지 캡쳐 갈무리)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이달 '포트폴리오 재정비' 프로젝트를 통해 카드 라인업을 재편하고, M·X 카드를 리뉴얼해 내놨습니다. 특히 해당 카드를 이용하는 회원에게 긴급 적립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최대 50만 M포인트와 X캐시백을 필요한 만큼 빌려 사용한 후, 24개월 안에 신용카드를 쓰면서 발생하는 포인트나 캐시백으로 상환하는 서비스입니다. 
 
고객은 포인트가 쌓이거나 캐시백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 50만원을 대출받는 것과 유사한 것인데요. 2년 안에 상환하지 못할 시 이에 상응하는 현금으로 갚아야 합니다. 특히 이용실적이 적어 추후 적립되는 M·X 포인트로 갚지 못해 연체할 경우, 이용약관에 따라 고금리 이자를 물어야 합니다. 
 
현대카드는 10%대 고금리의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 대출 서비스와 달리 무이자·무수수료를 내세워 긴급하게 필요할 때 현금 흐름을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행이나 자동차, 백화점 등 큰 소비를 계획 중이거나 평소보다 많은 지출이 예정돼 있을 때 서비스를 써보라고 권하는 건데요.
 
가령 50만원 이상 시 국내외 가맹점 1% 청구할인 혜택이 있는 X카드로 30만 X 캐시백을 먼저 받을 경우를 가정해보겠습니다. 해당 카드로 매달 100만원을 이용할 시 월 1만원, 즉 24개월에 24만원의 캐시백을 받고요. 연간 누적 이용 금액 500만원당 2만원을 추가 캐시백으로 받으니 5개월마다 2만원, 즉 24개월에 8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2년이면 총 32만원으로 갚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렇게 보면 50만 X캐시백을 신청할 시 매달 100만원 이용하면 약 22개월, 월 150만원을 사용하면 약 20개월 만에 상환 가능하다는 것이 현대카드 측 계산입니다. 이는 M포인트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카드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M포인트 계산기에 따르면 매달 100만원 사용 시 50만 M포인트를 약 23개월 만에 상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보면 30만원 상당의 X 캐시백을 갚기 위해 월 100만원씩, 2년을 이용해야한다는 이야기인데요. 2400만원을 쓰고 30만원을 갚는 겁니다. 월마다 100만원 미만으로 사용하면 만원 상당의 캐시백도 받을 수 없어 끊임없이 써야하는 부담이 생기는 건데요. 이마저 이용 약관에 따라 일시 청구된 미상환 금액을 결제하지 못한 경우, 현대카드가 정한 연체금리(거래 연체 가산 금리 3%, 법정 최고금리 20% 이내)가 가산됩니다. 
 
게다가 카드 이용 실적으로 치부되지 못하는, 적립제외 기준이 높은 것도 문제로 꼽힙니다. 공시된 적립제외 기준을 보면 △해외서비스 및 국제브랜드 수수료 △국세 등 국가 또는 공공단체가 부과하는 공과금 납부액 △아파트 관리비 등 자동납부서비스 이용 수수료 △초·중·고·대학교 등록금, △상품권 △건강보험 등 국민연금 등 △고속도로 통행요금, 고속버스 앱 결제 포함 등 △현대카드의 모든 할인 서비스 및 무이자 할부 이용금액 등이 다 적립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현대카드 세이브 서비스(블루 세이브-오토, 마일리지 긴급충전, 이마트 가전 세이브 등)와 동시에 이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는데요. 이는 긴급적립서비스에서 여행이나 자동차 등 큰 소비에 부담을 낮추라고 권하는 것과 위배되는 사항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블루 세이브 오토는 차량 구매 시 차종에 따라 최대 50만원을 포인트로 차감 받은 후, 카드를 사용해 적립한 블루멤버스 포인트로 상환하는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현대차나 기아차 계약 시 PLCC카드로 500만원이상 결제하면 30만원 캐시백 제공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현대차나 기아차는 현대카드가 속해 있는 그룹 계열사로서 특화 카드를 통해 차 구입시 대량 금액 결제를 위해 보통 자주 사용되는 서비스인데요. 마치 할인혜택처럼 소개받지만 매월 사용해야하는 금액을 맞추지 못하면 이마저 무용지물입니다. 여기에 긴급적립 서비스까지 같이 이용을 할 수 없어 부담이 오히려 커진다는 문제점도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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