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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토피아, 희토류 신사업 전액 손상처리…주주는 곡소리②
세토피아-한류홀딩스 '짬짜미'…테마에 주가 반짝 상승
투자 실패에 주가 원상복구…CB 투자자는 480억 차익
희토류 신사업에도 의구심…이전 투자 대부분 손상 처리
2024-04-11 09:50:08 2024-04-11 09:50:08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세토피아(222810)가 희토류 신사업을 위해 인수한 법인들의 지분가치를 전액 손상 처리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세토피아는 지난 2020년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전환사채(CB) 발행 및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사업을 추진하며 여러 테마를 탔는데요. 테마에 오르내리는 동안 일부 CB 투자자 등은 수백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됩니다. 
 
희토류 신사업 핵심 법인 전액 손상·손실처리
 
KCM인더스트리 군산 공장 전경. (사진=박준형 기자)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세토피아는 최근 희토류 신사업을 위해 인수한 케이씨엠인더스트리와 앤에스월드의 보유 지분을 전액 손상 및 손실 처리했습니다. 
 
두 회사는 세토피아의 희토류 밸류체인에 핵심 계열사입니다. 케이씨엠인더스트리는 희토류 메탈로부터 희토류 자석파우더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엔애스월드는 케이씨엠인더스트리의 희토류 자석파우더를 공급받아 영구자석 등을 제조합니다. 
 
세토피아는 밸류체인을 확보해 신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그동안 세토피아가 추진했던 신사업들이 뚜렷한 성과 없었던데다, 최근까지 투자하던 투자금까지 손실 처리되면서 희토류 신사업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손상차손이란 회사가 보유 중인 유·무형자산의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떨어졌을 때, 이를 회계에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케이씨엠인더스트리의 경우 사업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전액 손상차손을 인식했으며, 앤에스월드는 신주 인수가 연기되며 회수 가능성 등을 고려해 손실처리했습니다. 
 
이에 시장 일각에선 희토류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해 조달한 자금이 특정 세력의 이익 등 '머니게임'에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세토피아는 올해 타법인 인수 및 회사사옥 매입 등을 위해 111억원의 CB를 발행했으며, 타법인 지분 취득을 위해 20억원의 추가 CB 발행을 계획 중입니다.
 
세토피아는 지난 2020년 최대주주가 에스에이코퍼레이션으로 변경된 이후 CB 발행과 타법인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다양한 테마에 오른 바 있습니다. 신사업 발표와 함께 반짝 주가 상승도 반복됐습니다. 미국에서 대마초 규제 완화 논의가 나올 당시에는 미국 법인을 인수해 대마초 관련주에 이름을 올렸고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치료제 관련주에 올랐습니다. 
 
세토피아가 지분을 확보한 한류홀딩스의 나스닥 상장 이슈로 주가가 급등했던 작년 4월에는 CB를 통한 일부 세력의 차익 실현도 이뤄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1400원 수준이던 주가는 고점 기준 5560원까지 4배가량 급등했는데요. 한류홀딩스가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세토피아가 투자한 55억원이 470억원(공모가 10달러 기준)로 불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한류홀딩스 투자금 대부분 손실…회수금 13억에 불과
 
세토피아는 한류뱅크 BW, KCM인터스트리, 앤에스월드 지분을 손실처리했다. (사진=금융감독원)
 
한류홀딩스에 대한 투자금은 대부분 손실처리되면서 투자는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한류뱅크에 투자한 45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작년 회수가능액이 없다고 판단해 전액 손상처리됐습니다. 
 
세토피아와 한류홀딩스는 오랜 기간 이해관계를 함께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세토피아는 2021년 7월2일 3년 만기 BW로 한류홀딩스에 투자했습니다. 신주 발행 행사가격은 주당 1.27달러였습니다.
 
한류홀딩스 투자 당시 세토피아의 사명은 한류AI센터였는데요. 한류홀딩스 상장 당시 대표이사였던 강창혁씨는 한류AI센터의 감사위원이었습니다. 또 한류홀딩스 나스닥 상장 당시 최대주주였던 강문중 한류뱅크 의장의 배우자 장시영씨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2월까지 한류AI센터의 대표이사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현재 세토피아는 감사의견 거절, 한류홀딩스는 30일 이상 1달러 미만 및 사업보고서 미제출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는데요. 세토피아가 한류홀딩스 투자를 통해 회수한 자금 55억원 중 세토피아가 회수한 금액은 한류홀딩스 41만7123주를 장내 매도해 확보한 13억원이 전부입니다. 현재 주가가 0.3달러를 밑돌고 있어 행사가가 1.27달러인 BW 회수는 요원한 상황입니다. 
 
투자 실패에도 일부 CB투자자 480억 차익
 
세토피아 주가 급등의 이유였던 한류홀딩스 투자가 사실상 실패로 끝났지만, 당시 일부 CB 투자자들은 수백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뒀습니다. 세토피아가 발행했던 15~16회차 CB를 통해섭니다. 
 
먼저 15회차 CB는 향후 주가 급등 시 콜옵션을 행사할 목적으로 발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세토피아는 당시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메리츠증권을 통해 89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는데요. 해당 CB에는 조달자금으로 국공채를 매입, 담보로 제공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세토피아는 CB 발행 후 전액을 국공채 매입에 사용했고 메리츠증권에 담보로 제공했습니다. 애초에 사용할 수 없는 자금을 조달한 건데요. 이 때문에 발행 당시부터 콜옵션이 목적이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16회차 CB에선 세토피아 주가 급등의 원인이 됐던 한류홀딩스가 직접 참여했습니다. CB는 세토피아 미국 자회사(대마)인 ‘MIM USA,Inc’를 통해 60억원 규모로 발행했습니다. 해당 CB는 발행 8개월여 만인 2022년 10월 한류홀딩스가 인수하게 됩니다. 이후 한류홀딩스는 해당 CB를 특수관계인들에게 매각했고, ‘5%룰’(대량보유보고)을 피해 시장에 풀렸습니다. 
 
15~16회차 CB는 주가가 오르기 직전인 작년 2~4월 대부분 주식으로 전환됐습니다. 해당 기간 주식전환 청구된 CB 규모는 122억원으로, 전환가액은 각각 1117원(15회), 1123원(16회차)입니다. 전환가액을 고려할 경우 해당 CB를 인수한 투자자들은 고점 기준 483억원 이상의 차익실현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 이후 타법인 투자와 손상처리 등이 반복되면서 성과와 상관없이 자금만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최근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은 투자자들의 신사업 신뢰도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토피아는 2023년 결산 감사보고서에서 회계법인에게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는데요. 세토피아는 재감사를 통해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고 신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입니다.
 
세토피아 관계자는 “희토류 사업에 대한 회계법인과 견해 차이로 손상처리했다”면서 “향후 희토류 사업에 대한 충분하고 완전한 자료를 제출해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주식 매매거래 정지가 해소될 때까지 희토류 사업에 대한 후속 투자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세토피아가 진행키로한 후속 지분투자는 세토피아가 아닌 GCM을 통한 투자 유치 등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습니다.
 
KCM인더스트리 공장에 희토류 금속이 전시된 모습. (사진=박준형 기자)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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