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독식 게임대상, 올해는 '콘솔 대 콘솔'로 이목
모바일 쏠림에 특정 장르 독식 굳어져
'P의 거짓'·'데이브' 밀리언셀러 기록
장르·플랫폼 간 경쟁 본격화에 주목
"이제 한국도 콘솔끼리 경쟁하네" 반응
2023-10-31 14:31:49 2023-10-31 17:26:2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이 내리 대상을 수상했던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PC·콘솔 패키지 게임이 강력한 후보로 떠올라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전날부터 11월6일까지 일반인 온라인 투표를 이어갑니다. 투표 결과는 본상에 20%, 인기 게임상에 80% 비중으로 반영됩니다.
 
본상(대상·최우수상) 후보작은 '그랜드크로스: 에이지 오브 타이탄', '나이트 크로우', '데이브 더 다이버', '세븐나이츠 키우기', '승리의 여신: 니케',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에버소울', '워헤이븐',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프라시아 전기', 'P의 거짓'입니다.
 
P의 거짓 100만장 판매 감사 인사. (사진=네오위즈)
 
국내 최고 훈격 게임상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행사로 1996년 시작된 국내 최고 시상식입니다. 올해 지스타 개막 전날인 11월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립니다. 대통령상인 대상은 상금 1500만원, 국무총리상인 최우수상은 상금 1000만원이 주어집니다. 우수상 훈격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입니다.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은 아홉 명이 모인 본상 심사위원회 심사 60%와 대국민 투표 20%, 게임 기자를 포함한 전문가 투표 20%가 반영됩니다. 우수상은 플랫폼 구분 없이 세 개 작품이 받습니다.
 
지난 5년 간 대상은 MMORPG 장르와 모바일 플랫폼이 휩쓸었습니다. 2018년 '검은사막 모바일', 2019년 '로스트아크', 2020년 'V4', 2021년 '오딘: 발할라라이징'으로 MMORPG가 내리 대상을 받았습니다. 지난해에는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인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대상을 받았습니다. 벨트스크롤이란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가듯 앞으로 나아가며 진행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콘솔과 PC로 즐기는 정통 패키지 게임 두 개가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네오위즈(095660)의 액션 롤 플레잉 게임 'P의 거짓'과 넥슨의 해양 탐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입니다.
 
P의 거짓은 '콘솔 변방'인 한국에서 도전한 소울라이크 게임으로, 이탈리아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을 프랑스 벨 에포크 시대로 가져와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9월 출시된 이 게임은 출시 한 달만에 100만장이 팔렸는데요. 이 가운데 90만장이 해외에서 팔리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습니다. 지난해엔 '게임스컴 2022'에서 한국 게임 최초로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최고의 롤 플레잉 게임' 3관왕을 달성했습니다. 평론 종합 사이트 메타 크리틱 점수는 80점이고, 스팀 이용자 평가는 89%가 '매우 긍정적'입니다.
 
6월 PC판으로 먼저 나온 데이브 더 다이버는 200만장이 팔렸는데, 최근 콘솔인 닌텐도 스위치판도 내놔 흥행 동력을 더했습니다. 2D 도트 그래픽으로 배경은 세밀하게, 배불뚝이 데이브와 동료들은 개성 있게 그렸습니다. 물고기 잡는 도구와 강적을 만났을 때의 대처가 다양한데요. 특히 데이브의 심해 탐험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올해 6월 PC로 출시돼 200만장 판매를 기록한 ‘데이브 더 다이버’가 26일 닌텐도 스위치판으로도 출시됐다. (사진=넥슨)
 
'고티'만 보던 게이머도 관심
 
장르와 플랫폼 경쟁이 거의 없던 대상 후보 가운데 서사 중심 콘솔·PC 패키지 게임이 나타나자, 게임 팬들은 물론 업계 내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나중에 액션 게임이나 스토리류 게임, 한국 콘솔 게임이 왕창 늘어났으면 좋겠다", "올해만큼 한국 패키지 게임이 풍년이었던 때가 얼마만인지"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업계에서도 올해 장르와 플랫폼 간 경쟁이 시작됐다는 점이 게임대상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대상은 훈격이 제일 높지만 게이머들 관심은 해외에서 게임 매체들의 평가를 반영해 주는 '올해의 게임상(GOTY·Game of the Year)'에 쏠려있다"면서도 "올해는 정통 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콘솔 게임끼리 경쟁하는 날이 왔네' 하며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항상 비슷한 MMORPG가 독주했기 때문에 여러 장르와 플랫폼 간 우열을 가리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며 "올해는 콘솔과 PC 플랫폼으로 P의 거짓과 데이브 더 다이버가 밀리언셀러와 해외 수상 기록도 세웠으니,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올해는 패키지 게임의 상징성과 작품성에 대한 의미가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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