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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화폐 4조7644억원…경부고속 106회 왕복 길이
장판 눌림 등 부적절 보관 가장 많아
만원권 유통수명 도래로 늘어
손상면적 따라 새화폐 교환 가능
2021-02-03 12:00:00 2021-02-03 13:21:24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지난해 폐기된 손상화폐 규모가 4조7644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화폐를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서울에서 부산을 잇는 경부고속도로를 약 106회 왕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추산됐다. 손상사유는 장판 밑 눌림 등 부적절한 보관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0년 중 손상화폐 및 교환 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6억4260만장으로 액수는 4조7644억원이었다. 
 
폐기 규모는 1년 전의 6억4040만장보다 220만장이 늘었고, 금액으로는 전년의 4조3540억원대비 0.3% 증가했다. 이는 5만원권이 발행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손상화폐는 한은으로 환수된 화폐 중 화폐정사 과정에서 손상화폐로 판정돼 폐기한 은행권과 주화의 합계다. 폐기된 물량은 5톤 트럭 기준 114대 분량이며,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 길이가 8만7967km로 경부 고속도로를 약 106회 왕복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폐기된 화폐는 대부분 은행권이었다. 권종별로는 만원권이 4억760만장(67%)으로 가장 많았다. 만원권 폐기는 전년(3억2900만장)보다 23.9% 증가했다. 이외에 천원권(1억6800만장, 27.6%), 5천원권(2500만장, 4.1%), 5만원권(780만장, 1.3%) 순으로 집계됐다. 
 
만원권은 2007년에 새롭게 디자인돼 바뀌면서 그해에 21억장, 이듬해 7억장이 발행됐으며 발행된 물량의 유통수명 도래로 폐기 물량이 많았다. 또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손상화폐를 적극적으로  폐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화는 3410만장, 30억원어치가 폐기됐다. 화종별로는 10원짜리 동전이 1470만장(43.2%)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0원 1440만장(42.4%), 500원 260만장(7.8%), 50원 230만장(6.6%) 순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만원권 유통수명 도래로 폐기가 많으면서 5만원권이 발행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며 "통상 117개월을 유통수명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은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된 손상화폐는 4720만장으로 1년 전보다 1540만장이 증가했고 규모로는 106억9000만원으로 전년대비 33억원 늘었다. 
 
손상은행권 교환 장수는 16만7400장(39억5000만원)이었다. 5만원권(6만9900장, 교환 장수의 41.8%), 만원권(5만4900장, 32.8%), 천원권(3만8100장, 22.8%), 5천원권(4만4000장, 2.6%) 순이었다.
 
주된 손상사유는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이 8만6700장(18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화재 5만7700장(17억5000만원), 세탁·세단기 투입 등 취급 부주의 2만3000장(3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교환된 동전 규모는 4700만장(67억5000만원)이었다. 100원은 2630만장으로 전체 교환 동전 규모의 55.8%로 조사됐다. 500원 750만장(16.0%), 10원 740만장(15.7%), 50원 590만장(12.5%) 순이었다. 
 
화폐는 손상이 있어도 남은 면적에 따라 새 화폐로 교환받을 수 있다. 훼손되지 않은 면적이 원래 크기의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새 화폐로 교환할 수 있다. 5분의 2 이상~4분의 3 미만이면 반액을 교환받을 수 있다. 그러나 5분의 2 미만이면 교환이 불가능하다. 
 
자료/한국은행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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