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과포화"…판매자 모시기 나선 역직구 플랫폼
판매자가 곧 플랫폼 경쟁력…유치전 가열
한국 제품 인기·강달러 등 수출 여건도 유리
핵심은 배송 경쟁력…"관련사 다방면 협력해야"
2024-09-04 16:21:36 2024-09-04 17:25:45
 
[뉴스토마토 김성은·이지유 기자]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의 과포화와 티메프 사태로 판매자들의 활발한 이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직접판매(역직구) 플랫폼들이 판매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역직구는 국내 판매자들이 해외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직구와는 반대 개념입니다. 국내 시장의 어려움과 더불어 K컬처의 세계화로 한국 제품이 이목을 끌면서 한국 역직구 시장 증가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이베이는 4일 국내 판매자 모집을 위한 웨비나를 개최합니다. 현업에서 활동하는 이베이 판매자가 직접 역직구 방법과 노하우를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역직구 수요 증가에 맞춰 이베이는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는데요. 지난달 27일에는 경인지방우정청이 주관하는 '2024 온라인 수출 설명회'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100조 규모에 달하는 거래량과 구매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1영업일 내 정산이 가능한 점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한국 판매자의 온라인 판로 지원을 위한 서비스 'eGS EMS'를 경인지방우정청과 함께 론칭했습니다. 식품 통관에 특장점이 있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K푸드의 온라인 수출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도 국내 판매자 공략에 나선 모습입니다. 지난 6월 개최한 한국 진출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지원 확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당시 권윤아 쇼피코리아 지사장은 "2025년까지 베트남과 태국 시장 K제품 매출 성장률 300%를 달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판매자의 상품을 위탁받아 국내 물류센터에 보관하고 재고 관리와 포장 출고, 현지 배송 등을 전담하는 일괄 물류 대행 서비스 '국내 풀필먼트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해외 창고에 재고를 보관하는 '현지 풀필먼트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2일까지는 소상공인 대상 입점교육을 진행하며 셀러 모집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국내 이커머스사 중에서는 G마켓이 역직구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업계 최초로 영문샵을 열었고 2013년에는 중문샵을 추가했습니다. 해외 유명 이커머스와 손을 잡고 해외 시장을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판매자들의 마케팅 업무 지원을 위해 브랜드 마케팅 기업과 협업을 맺는 등 판매자 지원책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큐텐에서 활동했던 판매자들을 입점시키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이처럼 역직구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판매자들에게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배경에는 양질의 판매자를 더 많이 모으기 위함입니다. 품질 좋은 상품을 판매하거나 가격 경쟁력을 갖춘 판매자들이 많은 이커머스 플랫폼에 이용자가 몰리기 때문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쟁력은 좋은 셀러들을 누가 더 많이 모시고 있느냐"라며 "티메프 사태 이후 셀러들의 이동을 감지한 플랫폼들이 셀러 모집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국내는 소매시장 포화와 소비심리 위축, 티메프 사태로 인한 이커머스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으로, 이런 점은 셀러들의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역직구 시장 성장 '주목'…관건은 '배송'
 
이렇다 보니 앞으로 역직구에 뛰어드는 판매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시장은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이커머스 플랫폼 과포화 상태로 판매자들이 한 플랫폼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수출로 눈을 돌리는 판매자가 늘 것으로 관측됩니다. 역직구 사업을 운영해 온 티몬, 위메프 등 큐텐그룹 이커머스 계열사의 사세가 기울면서 해당 플랫폼 판매자들의 이동 또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장 성장성도 충분합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역직구 수출 시장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 2014년 1조3000억 달러에서 지난해 5조8000억 달러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오는 2027년에는 8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다만 한국 역직구 시장은 부침이 있었는데요. 한국 역직구 거래액(통계청)은 2014년 6791억원에서 2019년 6조원으로 커졌으나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지난해 1조6972억원까지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는 "K뷰티 관련 품목 판매로 늘어난 역직구 거래액은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으로 꺾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역직구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상품의 이동 절차가 복잡한 만큼 관련사들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특히 빠른 배송이 핵심 경쟁력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입장입니다. 김나율 무역협회 연구원은 "통상 역직구는 판매자와 이커머스 플랫폼, 물류사 등의 협력에 의해 이뤄진다"면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은 통관 원활화와 운송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해외 물류 및 이커머스 기업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성은·이지유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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