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정해훈

법무부, '검찰 밀실 인사' 없앤다

검찰총장 의견 청취 '서면'으로 공식화

2021-04-30 16:59

조회수 : 3,480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 인사 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가 제도화된다.
 
법무부는 검찰총장 의견 청취 절차를 공식화하는 등 새 형사사법 제도에 맞는 합리적인 검사 인사 시스템 개선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우선 법무부는 검찰총장 의견 청취 절차를 공식화·제도화해 인사 의견을 청취한 후 서면으로 회신받는 등 투명하게 진행하되 필요 시 공식 장소에서 면담을 개최해 의견 청취 절차에 내실을 기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되기 직전인 지난 2월2일과 5일 서울고검 청사 내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사용했던 장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만나 검찰 인사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종전에는 외부 민간 식당에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비공식 만남을 갖고 인사 의견을 주고받아 불투명한 절차란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은 "과거에는 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만나 논의가 원활했는데, 그에 대한 자료가 없다. 의견이 수용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서면으로 공식화해 밀실에서 추진된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지난 2018년부터 검사 인사에 관한 기본 원칙과 기회균등을 강화하는 세부 인사 기준과 절차를 법제화하고 공개해 공정하고 투명한 검사 인사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법무부, 대검찰청 전입·전출 시 수도권 3회 연속 근무 제한 원칙을 엄격 적용해 선호 근무지에 연속으로 장기간 근무하는 것을 제한하는 등 일반검사에 대해 경향 교류 원칙을 강화하고 있다. 일선 업무를 중시하고, 기획부서 근무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하기 위해 일반검사 기간 중 법무부, 대검, 외부기관 파견 근무는 원칙적으로 1회만 허용한다. 
 
이와 함께 부장검사 보임 전 형사부 근무 경력 최저 연수를 높여 형사부·여성아동범죄조사부·공판부 등에서 5분의 2 이상 근무한 경우에만 부장으로 보임한다. 또 지방청에 보직 부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검사에 한해서는 서울중앙지검 보직 부장으로 보임될 수 있다. 
 
특히 검찰의 중심을 형사·공판부와 인권 보호·사법 통제로 이동하기 위해 직접수사부서를 형사·공판부로 전환하고, 우수형사부장, 우수 인권감독관, 우수 형사·공판검사를 우대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 보호 기능을 강화하고, 피해자 지원을 내실화하기 위해 18개 지검에 설치·운용 중이던 인권감독관을 고양·부천·성남·안산·안양지청 등 5개 수도권 차치지청까지 확대 배치했다.
 
법무부는 검사의 전문분야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13년 공인전문검사 제도를 시행한 이후 올해 4월까지 46개 분야에서 1급(블랙벨트) 4명, 2급(블루벨트) 179명 등 총 183명의 공인전문검사를 인증했으며, 검사들의 연구 모임인 '커뮤니티'를 구성해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11개 검찰청을 중점검찰청으로 지정하고, 중점검찰청의 전문부서에 근무 중인 검사는 해당 전문 분야 업무를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필수보직 기간을 최대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인권 보호, 사법 통제와 같은 검찰 본연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검사들이 제대로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복무 평가 시스템을 개선하고, 검찰 조직 개편도 이에 부합하는 방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형사 사건, 여성아동범죄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건의 수사,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한 검사들도 우대받는 인사 원칙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외국기업 창업지원센터(IKP)에서 열린 국제투자분쟁 예방을 위한 법무부-외국인투자옴부즈만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 정해훈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