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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성질이 뻗치는 돌려막기 인사

2023-09-12 18:31

조회수 : 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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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가 출범한 지 약 1년5개월째를 맞았습니다. 출범 이후 대통령의 인사와 관련해 꾸준히 비판이 제기돼 왔지만, 요즘 들어 부쩍 논란의 강도가 거세지는 느낌입니다. 검찰 출신 대통령이니 주요 보직에 검찰 출신을 중용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만한 부분입니다. 측근을 주변에 가까이 두는 것은 어느 조직이든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그리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측근 인사는 가볍게 보일 정도로 최근 이른바 '돌려막기' 인사가 혀를 차게 합니다. 다른 말로는 '회전문' 인사라고도 합니다.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별보좌관이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합니다. 케이블TV의 드라마 채널에서 재방송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전원일기'로 만족하고 싶은데, 보도 채널의 생방송으로 인사청문회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 예상됩니다. 그는 이명박정부에서 초대 문체부 장관을 역임한 인물입니다. 그 어떤 공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국정감사에서 욕설했던 과는 기억납니다.
 
이명박정부 시절 인물이 현 정부에서 다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홍보수석비서관, 언론특별보좌관 등을 지냈습니다. 그는 임명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현 정부의 언론관을 그야말로 충실하게 수행할 기세입니다. 그 어떤 특별한 임명의 사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가 그냥 넘기기에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언론에서는 이들을 '투톱'이라고도 합니다. 악명으로 따지자면 '투톱'이 맞습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투트랙 탄압'도 거론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투톱'이란 용어는 주로 축구에서 많이 쓰이는데, 축구는 공격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등 또 다른 인물이 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실패한 전술을 다시 구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보입니다. 
 
유인촌 특보의 지명설에 대해 "미치겠다", "실화인가" 등의 언급이 나왔다고 합니다. 일반 국민의 표현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여당 의원들의 반응이라고 합니다. 여당에서도 아닌 것은 아닌가 봅니다. 그런 판단마저 없다면 정상적인 정치 집단은 아닐 것입니다. 전제적으로는 비정상인 것은 맞습니다. 정말 인사는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정말 성질이 뻗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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