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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탈북민 월북' 경계실패 책임, 해병 2사단장 보직해임"
군, 조사결과 발표…"감시카메라 5회·열상감시장비 2회 포착"
2020-07-31 11:52:24 2020-07-31 11:52:24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합동참모본부는 31일 탈북민 월북 사건 관련해 경계 실패 책임이 있는 이승도 해병대사령관(해병중장)과 최진규 수도군단장(육군중장)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백경순 해병 2사단장의 보직을 해임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전비태세검열실 확인 결과 작전역량에 대해 문제점이 확인됐다"며 "이에 지휘 책임이 있는 해병대사령관과 수도방위사령관은 엄중 경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화도 지역 경계를 담당하는 해병대 2사단에 대해선 "사단장 보직해임을 포함해 주요 직위자 및 과오가 있는 관련자에 대해 징계위원회 회부해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8일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사진/뉴시스
 
합참은 지난 26일 북한 매체 보도로 탈북자 월북 사실이 드러나자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합참 전비태세검열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합참에 따르면 월북한 20대 탈북민 김모씨는 17일 인천 교동도와 강화도의 해안도로를 방문했다. 교동검문소와 방범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김씨의 방문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는 18일 오전 2시18분쯤 택시를 타고 연미정 인근에 하차했지만, 당시 200m 거리에 있던 민통선 초소 근무자가 택시 불빛을 보고도 이를 확인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이어 2시34분쯤 연미정 인근 배수로로 이동한 김씨는 2시46분쯤 한강으로 입수했고 4시쯤까지 조류를 이용해 북한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가 입수한 배수로의 접근방지용 철근은 노후되고 훼손돼 보통 체구의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철근 뒤에 설치된 윤형 철조망도 밀고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가 입수한 뒤 북한 지역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근거리 및 중거리 감시카메라에 5회, 열상감시장비(TOD)에 2회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현장 근무자가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고 있었지만, 월북 장면을 가려내기 어려울 정도로 영상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감시장비에 나타난 월북 장면은 군 영상감시 전문가들이 김씨의 이동 행적 등을 염두에 두고 해당 시간 영상을 집중적으로 다시 돌려본 결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합참은 재발 방지를 위해 민간인 접근이 가능한 철책 직후방 지역을 일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주기적인 기동 순찰을 강화하고 전 부대 수문과 배수로를 일제 점검해 경계취약요인에 대한 즉각 보강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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