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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망자만 7만명…미국인들, 마스크 왜 안쓰지?
2020-05-07 14:41:20 2020-05-07 14:41:2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7만여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에서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6일(현지시간)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이유로 자유의 박탈,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 등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먼저 마스크 착용을 자유의 박탈로 여기는 심리가 있을 수 있다. 임상 심리학자 스티븐 테일러는 CNN과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뭘하라고 하면 그 조치가 자신을 보호한다고 해도 자연스럽게 저항하게 된다"면서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아르노프 밴더빌트대 교수도 "마스크를 쓰는 것이 영구적인 것은 아니지만 강력한 반대파에게 이러한 지침이 너무 큰 양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시간주에서는 최근 상점 경비원이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다가 고객의 일행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일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하니웰 인터내셔널 마스크 공장을 방문했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고글만 쓴 채 하니웰의 마스크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사진/AP·뉴시스
 
마스크 착용이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데이비드 에이브럼스 뉴욕대 교수는 "일부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쓰는 것은 공포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마스크를 쓰는 것이 남들에게 '겁을 먹었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강함을 보여주려고 마스크를 거부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겁나는 순간이 맞다"면서 "공포는 자연스러운 것인데도 내보이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마스크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으면서 이에 대해 의미를 두지 않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가, 무증상 감염자로 인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권고하며 지침을 바꾼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 당국자들은 마스크를 쓴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다. 에이브럼스 교수는 "메시지가 모호하면 사람들은 하고 싶은대로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르노프 교수는 마스크 착용을 강제규정이 아닌 연대를 위해 필요한 행동으로 생각해볼 것을 권고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타인의 신뢰와 친절에 기대고 있으며 그것이 미국인임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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