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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법' 통과에 해상풍력단지 사업 순풍 기대감↑
국내 해상풍력터빈 공급 '싹쓸이'한 두산, 기술 개발 박차…유니슨도 해상풍력 진출 '만지작'
2020-01-14 06:43:36 2020-01-14 06:43:36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본격화를 앞두고 가장 큰 장벽이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법(이하 발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관련 업계에도 긍정적인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국내 발전단지에 해상풍력터빈을 공급하는 유일한 기업인 두산중공업은 상위 단계 기술 개발에 활력이 붙었고,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유니슨의 진출도 유력시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발주법 개정안에 따라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해상풍력을 염두에 두기 이전에 제정된 발주법으로는 발전시설 반경 5kn 이내 거주 주민들만 발전시설 건립으로 인한 불편과 피해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반면, 대개 육지와 5km 이상 떨어진 해상풍력시설 주변 주민들도 어업구역 축소와 통항 불편 등에 대한 지원을 받을 길이 열린 것이다. 
 
이번 개정은 현재 추진 중인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 본격화에 앞서 선제적으로 이뤄졌다. 국내 첫 해상풍력발전단지인 탐라의 경우 연안에 있어 해당 사항이 없지만, 올 초 본격 가동할 서남해 1단계 사업을 비롯해 현재 추가 계획 중인 제주 한림, 신안 등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중에는 발전시설을 보다 먼 바다에 설치하는 구상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풍력 설치 시 가장 문제되는 부분이 어장축소와 발전기 설치단계에서의 부유물, 운영단계에서의 소음 등 민원이었는데 해소될 거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육상발전소 대비 발전시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해상풍력 주변 어민 등 주민들도 불편과 피해에 대한 지원을 받을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9월 제주도의회 앞에서 제주 서부 지역 해양업계종사자들이해상풍력발전단지 시범지구 지정 계획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반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해상풍력발전사업에 순풍이 전망되면서 발전설비를 공급하는 기업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해상풍력발전단지에 해상풍력터빈을 납품하는 국내 기업은 두산중공업이 유일하다. 탐라해상풍력단지에는 30메가와트(MW) 발전용량 전부를 두산의 3MW 규모 풍력터빈 10기로 채웠고, 올 초 상업운전을 시작할 서남해 1단계 사업(60MW)도 두산이 풍력터빈 20기를 설치했다. 제주 한림해상풍력(100MW) 역시 최근 터빈공급업체 입찰에서 외국 기업들을 제치고 두산이 전량 낙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현재 5.5MW 규모 해상풍력터빈 실증을 완료한 만큼 실제 터빈 공급 시엔 해당 터빈들이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중견기업이지만 육상풍력에서 탄탄한 실적을 쌓아온 유니슨의 해상풍력 진출도 점쳐진다. 현재 4.3MW 규모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8MW 이상 규모 터빈도 2023년쯤 완료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육상풍력 중에서도 발전기를 해안선에 설치해 운영해본 경험까지 있는 만큼 터빈 개발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해상풍력 시장에도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해상풍력발전단지 기기공급업체 선정을 두고 지멘스와 베스타스 등 유럽 선진업체들이 고효율 터빈을 개발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납품하는 상황에서 기술수준이 몇 단계 낮은 국내 기업 제품을 설치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반론도 나온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해상풍력이 앞으로 유망한 제조업의 하나가 될 것이고 유관산업과 전후방 산업도 많아 국내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기업들도 초기엔 자국 정부지원을 받아 실적을 쌓고 실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도 “자국 해상풍력 기업이 없는 대만의 경우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당시  해외공급기업들이 한국보다 더 높은 공급가격을 부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쟁사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장기적으론 가격 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앞서 풍력시장에서 철수한 기업들은 이미 수익성 검토가 끝난 만큼 재투자 의향은 없다고 밝혔다. 육상풍력 사업을 지속 중인 효성중공업도 해상풍력을 위해 추가로 투자를 늘리거나 확장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탐라해상풍력발전이 제주시 한경면 두모∼금등리 해상에 조성한 30㎿의 해상풍력 시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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