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새해, ‘여의도 동물원’의 기적
입력 : 2020-01-02 06:00:00 수정 : 2020-01-02 15:04:49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경자년, ‘쥐의 해라고 한다. 혹자들은 힘이 아주 센 흰 쥐의 해라고 해서 쥐의 번식 능력처럼 번성하는 한 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새해가 됐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것이 새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헌옷이 새 옷이 되거나, 묵은 쌀이 햅쌀로 변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그럼에도 늘 이맘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희망을 말하고 소원을 빈다. 어쩌면 기적에 가까운 무언가를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적이라는 것은 가만히 앉아 기도만 한다고 해서 일어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서일까. 한때 널리 회자됐던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말은 조롱의 대상이 됐다. 실천 없이 꿈은 이뤄지지 않는다. ‘오늘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내일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광고 문구 그대로다.
 
우리 국회는 2019년 막판까지도 막장을 보여줬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우리 정치가 경제를 돕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재벌 회장에서 노점 상인까지 그 어떤 누구도 우리 의원님들이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지 않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의정평가 점수는 18점이었다.
 
더 큰 문제는 아무리 읍소하고, 호통을 쳐봐도 그들은 바뀌지 않는다는 데 있다. 미국의 유명 저술가 로버트 그린의 말을 인용하자면, 그들의 사회적 인격은 변하지 않는다. 사회적 인격이란 무리에서 생활하는 또 다른 자아를 일컫는다. 위험을 더 잘 감수하고, 비이성적인 행동도 더 쉽게 한다. 동화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절벽으로 뛰어드는 쥐떼들처럼 행동한다. 그들이 집단 논리에 취하고 그 분위기에 감염돼 국회를 동물원으로 만드는 한 바뀌는 것은 없다. 그들은 후진 정치의 도돌이표 위에 굳건히 서 있다.
 
결국 그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우리의 사회적 인격을 돌아보아야 한다. 사회적 인격은 종종 인격을 압도한다. 우리가 유튜브 가짜뉴스와도 같은 어리석은 집단 환경에 매몰돼 정작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내팽개치고 있지 않은지 챙겨봐야 한다. 가령 자신이 지지하던 어떤 정치인이나 정당, 혹은 종교인이 폭력을 유도하고 혐오를 조장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인격에 위배되는 일이라면 과감히 그들을 버려야 한다.
 
415일에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다. 4년마다 선거철만 되면 등장하는 후보들의 공약과 구호는 또 한 번 지긋지긋한 희망고문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가 우리의 삶을 바꿀 것이란 믿음을 조금이라도 가진 사람이라면,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 새해 소원을 빈 사람이라면 변화를 위해 마음을 모아야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작은 희망도 잃지 않는 데서 비롯됐다. 누가 알겠는가. 한 표, 한 표, 민심이 모이면 여의도 동물원에 기적이 일어날지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바꾸지 않는 한 그들은 바뀌지 않는다. 
 
이승형 산업1부장 sean120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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