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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장주 쏠림 속 소재·장비주 매력 확대
미·중 1단계 무역합의·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SK하이닉스·삼성전자 비롯 에스앤에스텍·테스 등 상승
2019-12-23 01:00:00 2019-12-23 01: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대장주가 외국인의 집중 매수에 힘입어 증시를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반도체 소재·장비주의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와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KRX반도체 지수는 전일대비 0.79% 상승한 2586.96을 기록했다. KRX반도체지수는 지난 17일 2591.57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도 다시 썼다. 이런 배경에는 디램(DRAM) 가격 인상 등으로 내년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국내 대표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이어진 것이 영향을 줬다.
 
실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지난 13일부터 5거래일 연속으로 나란히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20일 SK하이닉스는 9만5000원에 마감했고, 삼성전자는 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도 SK하이닉스(3803억원)와 삼성전자(5576억원)가 가장 많았다.
 
D램 현물 가격이 이달 들어 다시 오르며 D램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까닭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5일 개당(DDR4 8Gb 기준) 2.73달러 수준이던 D램 현물가격은 20일 현재 3.50달러를 넘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가격이 수요보다 공급자들의 호가 상승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은 일본 수출규제 여파로 단기 급등했던 지난 7월과 비슷하지만, 현재의 재고 수준이 훨씬 낮아졌다”며 “특히 서버와 그래픽 D램의 재고가 상당히 적어 당초 예상보다 빠른 내년 1월 또는 1분기부터 서버 D램을 필두로 고정거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2월부터 D램 현물가격이 올라 공급사 협상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며 “대만과 중국 시장의 비메모리 수요 개선 전망 등으로 한국 반도체업종 종목들도 고르게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축으로 한 반도체업종의 주가 상승세가 반도체 소재·장비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반도체 설비 투자 규모를 늘리기로 결정한 점은 반도체 장비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관련 업종 연간 컨센선스. 표/에프앤가이드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반도체 전공정 장비 LPCVD제조업체인 테스(095610)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499억원으로 올해 전망치(164억원) 대비 20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CVD장비와 시스템 개발전문업체 원익IPS(240810), 반도체용 석영유리 제품 제조업체인 원익QnC(074600), 반도체 테스트 핸들러 등 후공정 장비 생산업체인 테크윙(089030)의 내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84.9%, 136.1%, 76.8%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7조5546억원, 6조7500억원으로 올해 전망치 대비 38.30%, 130% 가량 급등할 것으로 조사됐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NAND) 장비 투자액은 총 8조원으로 올해 대비 135% 증가할 전망”이라며 “신규 공장 건설 등 인프라 투자에 집중했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낸드 설비투자(CAPEX) 대부분이 전공정 장비 투자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또 “내년 낸드 관련 공급망(supply chain)인 파츠(Parts)·소재·장비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장비와 파츠 부문 관심 종목으로는 원익QnC와 티씨케이(064760), 원익IPS(240810) 테스(095610) 유니셈(036200)를 추천했다.
 
소재 부문에서는 SK머티리얼즈, 한솔케미칼, 오션브릿지(241790), 엘티씨(170920)을 제시했다. 그는 “소재 업체는 내년 초까지 D램, 내년 2분기부터는 낸드 부문을 중심으로 한 실적 증가가 나타날 것”이라며 “파츠와 장비업체의 경우 고객사의 낸드 장비 투자와 함께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초정밀금형 및 자동화 장비 제조기업 한미반도체(042700)와 반도체 패키징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에스에프에이(056190)에 대한 전망도 밝다. 김경민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에 대해 “지난 6월부터 9건의 수주계약을 공시했고 12월에 대만 난야 PCB와의 계약을 공시했다”며 “5G 비메모리 수혜주로 꼽을 만한 시그널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민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에프에이 자회사인 SFA반도체는 올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고객사가 후공정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이전하면서 상당한 반사이익을 봤다”면서 “내년에는 필리핀 2공장 생산 확대와 메모리 수요회복에 힘입어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이밖에 반도체 소재주로 분류되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개발 전문업체 SK머티리얼즈(036490)와 반도체 재료기업 솔브레인(036830), 한솔케미칼(014680)도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지목됐다. 한일 관계 이슈로 반도체 소재 국산화가 진행되고 있는데다 내년 반도체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승우 연구원은 “한일관계 이슈와 상관없이 소재 국산화는 진행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반도체 경기도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에 대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내년 시장전망을 상향 조정했다”며 “반도체용 특수가스 판매호조 등으로 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선스(577억원)에 부합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작년 후반부터 급랭했던 반도체 경기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긍정적 전망들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특히 D램 가격은 재고 감소와 함께 내년 상반기 안정적 상승세가 전망되고 있고, 5G 보급 본격화와 클라우드 서버 교체 작업이 대거 진행되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도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서 SK하이닉스의 서버 솔루션이 전시돼있다. 사진/뉴시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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