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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고객이 찾는 서비스를 모델화하겠다"
"지금은 가격경쟁만 있어…서비스경쟁하는 회사 되겠다"
"대학생들 KB증권 통해 금융 접할 기회제공"
2018-09-28 06:00:00 2018-09-28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최근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은 자본시장 뿐 아니라 모든 금융시장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한 거래가 늘면서 개인 거래는 온라인 거래가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증권업계의 중요한 미션 중 하나는 ‘디지털라이징’이다. 모바일이라고 하면 우리는 보통 비대면을 생각한다. 빠르고 간편하고 고객이 직접이 비대면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비대면의 대면화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김재봉 KB증권상무다. "디지털라이징을 실천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소통"이라고 말하는 김 상무를 <뉴스토마토>가 만나봤다.
 
김재봉 KB증권 상무.
 
-본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달라 
 
1990년 1월에 현대증권에 입사했다. 증권업에 근무한지도 29년이다. 입사 초기부터 지점과 본사를 두루 경험했다. 대학생시절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지도 교수님이 증권사를 추천해 입사하게 됐다.
 
한국이 1989년 1월에 주가지수 1000포인트를 찍으면서 시대적으로 증권사에 이슈가 집중됐다. 사실 IB나 리서치 등 어느 업권을 생각하고 입사한 것은 아니다. 다만, 고객과 소통하면서 함께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대학생 모의투자를 시작하게 된 계기
 
본사에서 HR업무를 경험했다. 직원들이 어느 업무를 잘 하는지 어느 부서에 적합한지 그리고 각 부서별 엄부범위를 어디까지 잡을까 하는 것을 결정하는 일이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생각한 것이 앞으로 우리 회사 직원이 될 수 있는 젊은층에 대한 교육과 고객들의 전문성도 보강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고객의 수익률을 높이려면 우리 증권맨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전문성이 높으면 투자처가 훨씬 확대된다. 그래서 고객에게도 교육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러던 중 이 대회를 생각하게 됐다. 대회를 통해 학생들이 부담 없이 투자경험을 쌓고 배울 수 있도록 여러 혜택과 이벤트를 준비했다. 
 
금융투자가 처음이거나 서툰 지원자를 위한 투자교육 콘텐츠를 제공해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올바른 투자습관을 세울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특히 주식매매 위주로 개최되는 기존의 일반 모의투자대회와 달리 금융상품 모의매매까지 운영함으로써 폭넓은 금융 투자를 체험하도록 차별화했다.
 
대학생들은 미래의 고객이자 미래의 우리 직원이라고 생각한다. KB청춘스타도 이를 위한 것이다. 3기까지 배출한 대학생 서포터즈는 약 3개월 동안 KB증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체험하고, 이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및 SNS 홍보 등 열정 넘치는 활동으로 KB증권의 디지털금융서비스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시행할 KB증권의 프로모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이를 구체화하는 데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증권에서 비대면의 역할은 
 
비대면, 온라인, 모바일 결국 모두 같은 말이다. 시대의 흐름이 비대면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대면으로 무엇을 하기에는 쉽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객 대면을 통한 비대면의 발전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애초 증권사는 EBIZ라는 이름으로 비대면을 시작했다. 이후 점차 온라인쪽이 커져가면서 우리 회사 뿐 아니라 많은 회사들이 본부로 격상했다.
 
우리는 통합 이후 작년에 디지털고객사업본부에서 마블랜드트라이브로 이름이 바뀌었다. 마블랜드트라이브는 기존의 디지털사업본부를 개편해 신설한 조직으로 모바일을 주축으로 한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한다. 본부명도 ‘모바일로 무엇이든지 가능하다’라는 의미를 담아 모바일의 약자인 M과 ‘할 수 있다’는 뜻의 Able을 합쳐 만들었다.
 
증권사에서 비대면의 역할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점에서 고객과 호흡하는 전문가가 디지털이라고 하는 기술을 통해 온라인·비대면으로 옮겨오는 것 뿐이다.
 
전통적인 대면 비지니스를 그대로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기존 오프라인에 디지털을 가미하는 게 비대면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가 준비하는 서비스 중 하나는 고객들의 수익률을 데이터로 만들어 성공하는 사람의 데이터를 많은 고객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실제로 수익률이 좋은 고객들과 그렇지 못한 고객들은 특징이 있다. 우리는 그 특징들을 찾아내 고객들에게 전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부분도 지점에서 PB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PB들의 노하우를 더 많은 고객에게 서비스 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PB들은 대면이라는 한계가 있어 고객들 한 명 한 명 맞춤 서비스를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지만 우리는 온라인을 통해 더 쉽고 빠르게 고객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비대면 투자미식회에 대한 반응이 좋다
 
이 역시 오프라인을 그대로 온라인을 옮겨놓는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KB증권의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많은 온라인 고객과 직접적인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자 이벤트를 시작했다.
 
온라인 투자미식회는 일방향이 아닌 고객과 회사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비대면 고객을 오프라인에서 대면하는 세미나다. 매주 추첨을 통해 선정된 20여 명의 고객들을 전국의 유명한 맛집으로 초청해 맛집 탐방은 물론 KB증권의 디지털 금융 전문가들의 금융시황•해외주식•종목상담 등 실속 있는 투자 정보도 함께 제공했다. 
 
기존의 딱딱한 느낌의 세미나가 아닌 저녁시간대 도심 속 맛집에서 편안히 요리를 즐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전문가들의 강연도 이어져 고객들의 호응이 좋았다.
 
앞으로도 고객과 대면을 통해 비대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블랜드트라이즈의 목표 
 
키움증권은 온라인에서 강점을 가졌다. 키움은 시작 자체가 비대면 중심의 소통이다. 사실 대형 증권사는 많이 뒤쳐졌다고 할 수 있다. 결국 HTS 프로그램도 서비스고 차별화된 콘텐츠다. 우리도 'KB증권에 가면 이런 게 있구나' 하는 걸 고객에게 심어주고 싶다. 
 
그래서 애자일 조직(Agile Innovation)을 도입했다. 애자일 조직은 부서간 경계를 허물어 같은 단위 조직 내에 업무속성에 따라 마케팅·영업·운영 등의 성격이 한 데 모인 멀티기능(Cross-function) 형태다. 또 단위 조직에 자율성과 업무수행 방식에 대한 모든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애자일의 핵심가치는 ▲가치있는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할 것 ▲고객의 경쟁력을 위해 변화를 수용할 것 ▲단순함(꼭 필요하지 않은 것을 최대한 덜 개발하는 기술)을 중시할 것  등이다. 
 
그동안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섯개의 단계(부서)를 거쳤다면 이제는 다섯명이 한몸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하나의 아이템을 하나의 부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는 무조건 회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각 구성원들이 자신의 계획부터 실행까지 진행 상황을 게시판에 직접 작성한다. 공조가 필요한 구성원이 있으면 게시판에 그 구성원 이름을 써놓으면 그 구성원이 그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되는 형식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무료수수료 등 가격 경쟁만 있고 서비스 경쟁은 없다. 우리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좀 더 쉽고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KB증권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마블랜드트라이브의 회의는 기존에 딱딱한 회의가 아니라 각 구성원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이뤄진다. 사진/KB증권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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