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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질주, 니켈 파동에 '휘청'…해외공략과 매각작업도 '제동'
국내영업 '비상'…해외서도 이미지 추락 불가피
매각 걸림돌 '몸값'은 낮췄지만 여론 비판 높아
2016-07-05 17:19:55 2016-07-05 17:23:44
[뉴스토마토 임효정·이성휘기자] 사상 최대실적을 갈아치우며 고공행진하던 코웨이(021240)가 니켈 파동에 휘청이고 있다.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시장의 신뢰도 땅에 떨어졌다. 당장 국내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잘 나가던 해외시장에서도 제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장기전에 돌입한 매각작업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국내시장의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코디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방문판매채널이 여전히 강점이지만, 낮은 진입장벽에 경쟁사들도 넘쳐난다. 고객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어 렌탈 해지 등도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다 그간 공을 들였던 해외사업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니켈이 검출된 정수기는 국내향으로 직접적인 타격은 없겠지만, 한국에서의 비보가 해외 소비자들의 불신을 부추길 수도 있다.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코웨이는 현재 말레이시아, 미국, 중국, 태국 등 4곳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이들 4곳은 지난해 총 1739억38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2조3152억원)의 7.5%에 해당한다. 말레이시아와 미국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주요 법인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30%, 16% 증가하며 절대강자 면모를 발휘했다.
 
특히 올해에는 중국 정수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시장 규모가 3조원에 달하는 등 성장성이 예사롭지 않다. 코웨이는 지난 5월 중국 하이얼과 중국시장 판매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지난달에는 세계적인 물 산업 전시회로 평가받는 아쿠아텍 차이나에 2년 연속 참가하며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파동으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올해 해외사업 매출 목표액 3380억원은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시장의 성장이 기대된 상황에서 중금속 검출 소식으로 당초 계획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며 "해외시장 마케팅에 있어 기업 이미지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신규사업에 대한 어려움은 물론 기존 해외사업 실적 역시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니켈 파문으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의 코웨이 지분 매각도 미궁 속에 빠지게 됐다.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3조원 규모의 ‘높은 몸값’이 주가 급락으로 일부 낮춰질 전망이지만, 여론이 돌아선 상황에서 선뜻 인수에 나설 후보군도 없어 보인다. 인수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CJ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 인수합병이 공정위 제동으로 사실상 무산되면서 자금 마련이 어렵게 됐고, 롯데는 검찰 조사로 초토화된 상황이다. 두 그룹 관계자 모두 "인수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MBK는 지난 2013년 1월 웅진그룹으로부터 웅진코웨이 지분 30.9%를 1조1900억원(주당 5만원)에 인수했다. 이후 코웨이로 사명을 바꾸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코웨이는 실적 지표에 매진했다. 그 결과, 매출액은 2013년 2조1183억원에서 지난해 2조3152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90억원에서 4633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2451억원에서 3431억원으로 증가했다. 한때 11만원으로 오르내릴 정도로 주가도 고공행진했다. 코웨이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MBK가 숫자에만 집중하면서 품질, 연구개발 등에는 미진한 측면이 많았다"며 "사모펀드 운영의 필연적 결과"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MBK는 코웨이가 니켈 검출 사실을 내부적으로 인지한 시점에 지분 매각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매각설이 시장에 흘러나왔고, 10월 이후에는 매각주간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 CJ를 비롯해 중국계 하이얼, 사모펀드 칼라일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높은 몸값에 막상 본입찰에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MBK가 대폭 몸값을 낮추지 않는 이상 니켈 파동의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인수에 뛰어들 기업은 사실상 전무할 것이란 게 IB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임효정·이성휘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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