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작 '아슬란'..타보면 다가오는 '眞價'
2015-03-24 11:44:39 2015-03-24 13:29:01
◇아슬란의 주행모습.(사진제공=현대차)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현대차(005380)가 지난해 10월 야심차게 출시한 전륜구동 프리미엄 세단 '아슬란'. 하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는 아슬란이 수입차 공세에 맞서 안방을 지킬 전략 모델임을 확신했지만, 정작 판매량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현대차의 준대형 간판 모델인 그랜저와 프리미엄 세단으로 자리를 확고히 한 제네시스 중간에 위치, 애매한 포지셔닝이라는 우려와 함께 수입차들의 공격적인 라인업으로 좁아진 입지가 아슬란의 발목을 잡으면서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대에 오르지 못했다.
 
아슬란은 성능면에서는 그랜저를 넘어서고, 인테리어와 편의사양은 제네시스에 맞췄다. 특히 전륜구동을 기반으로 하는 수입차 아우디 A6와 렉서스 ES와는 확실히 다른 정숙성으로 차별화를 뒀다. 인테리어와 편의사양 역시 고급세단의 기준점을 한 단계 높였다.
 
2012년부터 연구에 몰두, 전륜구동 프리미엄 대형 세단에 대한 현대차의 노고와 의지가 그대로 들어있는, 말 그대로 역작이다. 차를 아는 사람은, 또 실제 아슬란의 핸들에 몸을 맡겨본 사람들은 모두가 엄지를 치켜세웠다는 아슬란의 진면목을 다시 짚어본다.
  
◇아슬란 외부.(사진=뉴스토마토)
 
지난 23일 아슬란 G330 익스클루시브 풀옵션 차량을 타고 서울 시내와 경기도 일대를 200km 가까이 시승하며, 다양한 환경에서의 주행성능과 편의사양 등을 확인해 봤다.
 
'아슬란'의 첫 인상은 중후함과 품격이 돋보이는 고급 대형 세단, 그 자체였다. 광고에 등장하는 당당하고 품격 있는 사자의 특성이 차체 외관에 그대로 투영돼 있다. 아슬란은 터키어로 '사자(獅子)'를 뜻한다.
 
우선 전면부에 적용된 크롬 재질의 버티컬 타입(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강인하고 웅장한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전면부에서 시작돼 측면부,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매끄러운 캐릭터 라인은 풍부한 볼륨과 중후한 대형 세단의 고급성을 뿜어내기에 충분하다.
 
아슬란은 전장 4970mm, 전폭 1860mm, 전고 1470mm 등의 크기를 갖췄다. 큰 차체 크기만큼 고급스러운 외관과 넓은 실내공간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여유롭다.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마자 느껴지는 편안함은 마치 최고급 소파에 앉은 듯하다. 시트에는 명품 가방에 쓰인다는 '퀼팅패턴(마름모꼴 박음질)'의 최고급 나파가죽시트가 적용됐다.
 
운전석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센터페시아는 가로형으로 디자인돼, 넓어 보이면서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슬림하게 만들어진 크러쉬패드는 앞쪽 시야를 탁 트이게 했다.
 
각종 스위치 배열도 돋보인다. 스티어링 휠에는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근에만 스위치가 배치돼 있으며, 왼쪽에는 음량 조절 등 미디어 조작 관련 버튼을, 오른쪽에는 크루즈 컨트롤 등 주행 관련 버튼을 배치해 운전자의 조작이 용이하도록 구성했다. 이 같은 세심한 배려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편안한 드라이빙을 도와준다.
 
◇아슬란 내부.(사진=뉴스토마토)
 
본격적인 출발을 위해 시동을 걸자 다시 한 번 놀란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니 매우 조용하게 시동이 걸린다. 파워 있는 주행성능에도 진동과 소음은 최소화했다. 현대차가 아슬란을 출시하면서 자신있게 내세웠던 최적의 정숙성과 승차감이 그대로 구현했다.
 
아슬란은 람다 II 3.0 GDI 엔진과 람다 II 3.3 GDI 엔진 등 두 종류의 엔진을 탑재했는데, 이번 시승 차량은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kg·m의 3.3 GDI 엔진을 탑재한 차량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높은 토크로 응답성이 빠르게 이뤄지는 파워풀한 주행성능이 마치 사냥할 때 돌진하는 맹수(猛獸)의 용맹함과 닮아있다. 하지만 정속주행에 들어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실내공간은 초원을 내려다보며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사자의 모습이다. 조용하면서도 묵직하다.
 
아슬란이 후륜구동 차량은 승차감이 크게 떨어진다는 단점에서 착안됐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겨울철 눈이 많은 한국지형에서 전륜구동 타입이 후륜구동보다 월등한 주행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아슬란을 기획했다.
 
이 정도의 정숙성과 승차감이라면 초고가의 프리미엄 대형차와 나란히 견줄만하며, 후륜구동의 수입 럭셔리 세단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아슬란의 엔진부.(사진=뉴스토마토)
 
편의사양은 차량에 적용될 수 있는 모든 성능을 다 갖췄다. 최근 출시되는 벤츠, BMW, 아우디 등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단연 압도적인 사양이다.
 
차량 속도, 길안내 표시 등 주요 정보가 앞 유리에 표시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사각지대 차량 또는 후방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차량을 인지해 경보해주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 방향 지시등 조작 없이 차선 이탈시 경고등과 스티어링 휠 진동으로 알려주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등의 최첨단 시스템은 안전한 드라이빙이 가능토록 했다.
 
수입 고급 세단 대비 기능은 알차면서도 가격은 경쟁력을 갖췄다. 람다Ⅱ V6 3.0 GDi 모델 기준 ▲G300 모던 3990만원 ▲G330 프리미엄 4190만원 ▲G330 익스클루시브 4590만원이다.
 
현대차가 3년여 가까이 공을 들여 완성한 역작 '아슬란'. 비록 짧은 시승이었지만, 최상의 정숙성과 승차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아슬란에는 최고급 전륜구동 세단의 완전한 자부심이 녹아있다.
 
◇아슬란의 후면부.(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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