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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 조세호는 어떻게 '핫'한 예능인이 됐나
2014-06-09 14:28:52 2014-06-09 14:33:24
◇조세호 (사진제공=tvN)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양배추 같은 애도 있잖아요."
 
잊을 만하면 김구라의 입에서 종종 근황이 들렸다. KBS2 <웃음 충전소>의 코너 '타짱'에서 맹활약을 했지만, 그 뿐이었다. 군에 입대하면서도 소리 소문 없었다. 가끔 토크쇼에 출연해도 웃겨야 한다는 강박이 브라운관 밖에까지 부담스럽게 전달되는, 그래서 열심히는 하지만 웃기지 않았던 예능인. 기대보다는 진부함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조세호였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11월 MBC <라디오스타>에서 양배추에서 실제 이름 조세호로 이름을 바꾸고 출연해 큰 웃음을 안긴 뒤 올해 주목 받는 핫한 예능인으로 거듭났다. 재능도 많고 분야도 다양하다. 성대모사, 코미디 연기, 진행, 토크쇼에서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화법, 애드리브 등 여러 면에서 장기를 보인다.
 
토크쇼에 출연해 최홍만이나 가수 더원을 천연덕스럽게 따라하고,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는 "그렇다고 봐야지"라는 유행어를 내밀며 멍청한 깡패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로맨스가 더 필요해>에서는 이국주와 티격태격하거나, 자신의 치부를 자연스럽게 꺼내 웃음을 안긴다.
 
◇조세호 (사진=tvN 방송화면 캡쳐)
 
리얼버라이어티 <레츠고 시간 탐험대>에서는 자신감 있고 솔직한 행동으로 남희석, 김주호, 이상준, 장동민, 유상무 등과 함께 호흡하며 시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멘트가 나오면 "무슨 개소리야"라는 강력한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조세호를 호감으로 돌린 프로그램은 SBS <룸메이트>다. 아이돌, 배우, MC, 예능인 등이 한 집에 모여 일상적인 모습을 그려내는 이 프로그램에서 조세호는 어색해하는 출연자들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 각 분야의 스타들이 쉽게 친해지는 데는 조세호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특히 오렌지캬라멜의 나나와의 러브라인, 이동욱과 묘한 케미스트리 등 다방면에서 웃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룸메이트>에서 나나와 박봄을 속인 몰래카메라는 조세호의 엄청난 연기력이 있지 않았다면 만들어지기 힘들었던 웃음이었다.
 
조세호가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면서 사랑을 받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처음부터 신선하게 다가온 것이 아닌, 망가지고 무너지면서 또는 대중들의 머릿 속에서 완전히 잊혀져기도 하면서 오뚝이처럼 일어난 끝에 일궈낸 결과다. 
 
지난 2001년 S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개그콘서트>로 넘어와 빛을 본 그는 <웃음충전소>에서 기발한 형태의 분장과 가학적인 코미디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공백기 후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이후 절치부심한 끝에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드는 방법을 터득했고, 부담과 강박에서 벗어난 모습으로 방송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비추는 법을 익혔다.
 
◇조세호 (사진제공=SBS)
 
이제는 그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절로 난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마치 중국 졸부처럼 비싼 옷을 입고도 티가 나지 않는 캐릭터, '고급스러운 싼티'가 갖고 있는 캐릭터가 조세호다.
 
그의 매력을 미리 알아본 MBC 예능국 관계자는 올해 최고의 스타로 거듭날 예능인에 바로 조세호를 꼽았고, SBS 박상혁 PD도 그의 능력을 인정해 가수, 배우 등이 총출연하는 프로그램 <룸메이트> 내 유일한 예능인으로서 조세호를 선택했다. 조세호는 그런 기대와 선택에 부응하며 자신의 능력을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박상혁 PD는 조세호를 '잠룡'이라고 표현했다. 유재석, 신동엽, 강호동 등 40대 MC들이 예능 전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30대 초반으로서 아이돌, 신인 배우들과 탁월하게 호흡을 맞춘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박 PD는 "조세호는 주로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에서 웃음을 유발한다. 망가지면서 자신을 희생할 줄 안다"며 "그런 캐릭터가 있는 반면에 집안이 유복하다거나, 옷을 잘 입는다거나, 지식이 많다거나 하는 반전 매력이 풍부하다. 아직도 그는 얘기할 거리가 많은 예능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PD는 "이러한 반전매력들이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지루하지 않게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상당히 롱런 할 수 있는 예능인, 차세대 예능인"이라 극찬했다.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포진한 연예계에서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내세우며 서서히 자신만의 빛을 발하고 있는 조세호.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 예능인이 과연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까 점점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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