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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기업, 알짜 자산 매각 이후가 문제"
사업 수익성 훼손돼 의미있는 주가상승 '난망'
2014-05-03 09:00:00 2014-05-03 09:00:00
[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자구안을 내놓은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의미있는 주가상승으로 이어지기 쉽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조정 기업은 알짜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겠지만 남은 사업은 예전만큼 높은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구계획안을 내놓았던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그룹은 자구안 발표 후 현재까지 현대부산신항만 투자자 교체로 확보한 2500억원을 포함해 약 8000억원의 자금이 마련된 상태다.
 
현대상선(011200)은 지난달 30일 아이기스원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부 매각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의 효과가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동부그룹 역시 지난달 28일 산업은행이 동부특수강과 동부제철(016380) 당진항만을 26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포스코(POSCO(005490))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인수 관련 실사에 착수하는 등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동부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사업부들은 인수 매력도가 높다"며 "현재 추진중인 매각 건들이 계획대로 성사될 경우 기업들은 유동성 측면에서 숨통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단행한 대기업들의 주가가 의미있는 상승세를 보이기는 힘들 전망이다. 특히 시급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다급히 이익 창출력이 높은 사업부를 매각한 뒤에 남겨진 자산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유동성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기업들은 가치가 높은 사업부와 자산을 매각한다"며 "재무구조의 위기를 넘겼다고 가정하면 그 다음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급한 불은 껐지만 괜찮은 자산은 다 매각하고 나면 보유하고 있는 사업부와 자산은 상대적으로 이익을 내기 힘든 사업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자산을 매각한 현금은 재무구조 개선 목적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그 현금을 쌓아두고 보유를 하려고 하지 투자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마땅한 투자없이 기업이 장기적으로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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