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통)도로 위의 악동 '미니 JCW'
2014-02-21 15:26:19 2014-02-21 17:43:19
[뉴스토마토 김영택·이한승·어희재기자] 카통 두 번째 주인공은 도로 위의 이단아로 불리는 'BMW 미니 쿠페 JCW'(이하 미니 JCW)다.
 
아이보리와 레드가 결합한 눈에 띄는 색상과 동글동글한 디자인 등 겉으로만 보면 영락없는 '미니'(MINI)다. 하지만 이 차는 '존 쿠퍼 웍스'(John Cooper Works)의 약자인 JCW가 붙음으로써 전혀 다른 차가 됐다.
 
존 쿠퍼는 지난 1940년대부터 경주차를 직접 만들고 팀을 꾸려 레이스에 참가했던 전설적인 드라이버다. 존 쿠퍼는 '존 쿠퍼 웍스'라는 모터스포츠 전문회사를 설립해 1세대 미니를 튜닝한 미니쿠퍼를 만들었다. 이후 생산된 미니쿠퍼 S는 지난 1964년부터 4년 연속 몬테카를로 랠리를 석권하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다. 이때부터 JCW는 미니 라인업 중 고성능 모델의 대명사가 됐다.
 
미니 JWC의 외관 역시 기존 미니 쿠페와 차이점을 보인다. 고성능 모델답게 속도를 내기 위한 요소들이 차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보닛 위(위)와 측면 문 아래 사이드 스커트에 장착된 에어덕트(가운데). 공기의 통로를 만들어 공기의 저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맨 아래 사진은 트렁크쪽에 달린 리어 스포일러.(사진=김영택기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기 통로 역할을 하는 에어덕트. 보닛 위 가로로 긴 구멍을 비롯해 문 아래 사이드 스커트에 달린 에어홀 등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에어로다이내믹스(공기역학)에 신경쓴 점이 돋보인다. 이밖에도 루프에서 뒤쪽으로 이어진 루프윙이나 트렁크 부분의 리어 스포일러 등도 에어로다이내믹스를 위한 요소다.
 
내부는 미니 특유의 원형 디자인과 플라스틱 소재가 주를 이룬다. 실내 디자인에 대한 미니의 이유있는 고집이 느껴진다. 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한 경량화를 통해 속도와 퍼포먼스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장난감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약 미니라는 브랜드의 후광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서울 합정동에서 인천 영종도로 이동하면서 주행감을 느껴봤다. 퍼포먼스에 집중한 모델답게 소형차임에도 달리는 느낌이 좋다. RPM을 올릴 때마다 나는 '으르렁' 거리는 소리는 가솔린 모델임에도 다소 요란스럽다. 반면 달리는 주행감을 더해주는 양념 역할도 해낸다.
 
영종대교 기념관 주변 해안도로 중 폐쇄된 구간에서 안전하게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했다. 쿠페의 한정 탑승인원인 2명이 탑승한 채로 측정했다. 측정 결과, 미니 JCW의 제로백은 약 6.7초 수준.
 
경쟁모델인 폭스바겐 골프 GTI와 현대차 벨로스터 터보의 제로백을 비교해 보면 그 수준을 알 수 있다. 배기량 2000cc급 골프 GTI의 제로백은 6.5초, 1600cc인 벨로스터 터보의 제로백은 7.4초다. 미니 JCW의 배기량이 1600cc인 점을 감안하면 미니 JCW의 주행 파워를 판단할 수 있다.
 
미니 JCW가 뛰어난 주행능력을 보이는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차체가 꼽힌다. 미니 JCW의 공차중량은 1195㎏로, 골프 GTI(1370㎏)나 벨로스터 터보(1325㎏)보다 130~175㎏ 정도 가볍다. 차체가 가볍다 보니 속도를 내는 데 용이하다.
 
퍼포먼스에 집중된 차다 보니 안정성 부족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실제로 주행해 보면 가벼운 공차 중량과 터보엔진에서 나오는 강력한 힘에 의해 안정성이 다소 흔들린다.
 
하지만 크게 불안을 느낄 만한 부분은 아니다. 미니 JCW에는 앞·뒤바퀴에 개별적인 제동력을 가하는 다이내믹 스테빌리티 컨트롤(DSC)과 선회시 안쪽 바퀴의 슬립을 감지해 브레이크를 조절하는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DTC) 등 차체 자세제어 시스템이 탑재돼있다. 이를 통해 코너에서 차체를 능숙하게 제어하는 핸들링이 우수하다는 느낌이다.
 
◇영종도 해안도로에서 슬라럼(콘모양의 장애물을 세워두고 진행하는 회전력 테스트)을 실시했다.(사진=김영택기자)
 
미니 JCW의 가격은 4710만원이다. '미니'라는 브랜드를 등에 업고 있지만 1600cc 쿠페 차량치고는 비싼 편이다. 국내 대표적인 세단인 현대차의 그랜저(2976만~3945만원)나 제네시스 3.3 모델(모던, 4660만원)까지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아울러 2인승 쿠페여서 트렁크 외에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해 짐이 많은 운전자는 고민해 볼 문제다. 또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리어스포일러가 뒤에 장착돼 있어 운전자가 룸미러로 실내를 볼 때 시야가 좁아지는 점도 불편을 느낄 수 있는 요소다.
 
'도로 위의 악동'으로 불리는 미니 JCW는 속도와 퍼포먼스에 집중한 차다. 준중형급인 1600cc임에도 뛰어난 주행감은 소비자들의 구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다만 쿠페라는 특성상 부족한 공간성과 고가의 가격 등은 선택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니 쿠페 JCW'의 외관. 미니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살아 있다.(사진=김영택기자)
 
<미니 쿠퍼 JCW 제원>
- 크기(전장×전폭×전고) : 3758×1683×1385mm
- 엔진 : 4기통 JCW 트윈파워 터보(휘발유)
- 최고출력 : 211마력
- 최대토크 : 26.5kg·m
- 복합연비 : 11.6km/L
- 제로백 : 6.7초
- 최고속도 : 236km/h
- CO₂ 배출량 : 150g/km
- 배기량 : 1598cc
- 변속기 : 6단 자동
 
<장소협찬 : 헤이리 숲소리, 영종대교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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