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꺾이지 않는 원화 강세..언제까지 이어지나
2013-09-04 18:15:58 2013-09-04 18:19:18
[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임박했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 기조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7~18일 예정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단기 변동성을 제공하겠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원화 강세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美 출구전략 임박 소식에도 원화는 강세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4원 내린 1094.5원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8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환율은 상승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 1095원선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3 거래일 동안 원·달러 환율은 15원 넘게 급락했다.
 
8월 인도 및 인도네시아 등 경상수지 적자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원화는 홀로 강세를 보였다. 원화 가치는 8월 초 대비 2.5% 가량 올랐으며 버냉키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발언 이후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5월 중순 대비로는 5.6% 절상됐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원화 강세 배경에는 국내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이 자리 잡고 있다. 국내 경상수지가 1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단기외채비중도 14년래 최저치로 떨어진데다 외화곳간도 넉넉한 상태다.
 
타 신흥국 대비 탄탄한 기초 경제 체력을 바탕으로 채권 및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대거 이어지면서 원화는 강세 흐름을 보였다. 최근 중공업체의 수주소식도 잇따르면서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출회돼 공급 압력이 강해진 점도 원화 강세의 주효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원화 강세 쉽게 꺾이지 않을 듯..FOMC 단기 변수는 불가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화가 신흥국 통화대비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가 단행된다면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는 시장에서 너무 오랫동안 묵은 재료고 이미 학습효과를 거쳤기 때문에 실제 9월 자산매입 축소가 단행되더라도 과거보다 충격은 덜할 것”이라며 “수급 상으로 공급 압력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1080원선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주언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원화가 인도 및 인도네시아 등 타 신흥국 대비 안전자산으로 인식됨에 따라 외인들이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한국 시장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단기 조정은 불가피해도 원화 강세 기조는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는 6일 예정된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및 17~18일 예정된 FOMC 회의가 외환시장의 단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외국인 누적 순매수를 볼 때 전 고점까지는 여유가 있어 추가 유입이 예상되지만 유입된 외인 자본은 단기 자금이기 때문에 상황이 변하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다”며 “FOMC 정책 이벤트에 따른 급등과 변동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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