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부터 총리후보까지..'되는일 없는' 인수위
2013-02-04 19:09:53 2013-02-04 19:12:19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박근혜 당선자 인수위 출범 초기부터 일정 지연 가능성이 제기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이 인수위원 임명을 연말에 끝냈던 반면, 박 당선자는 새해를 넘겨서야 마무리 지었기 때문이다.
 
이전 인수위와 비교해 박 당선자 인수위의 공식 업무는 열흘 정도 늦어졌다.
 
일정 지연에 대해 인수위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시스템을 만들고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취임식까지 모든 일정을 완료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늦은 일정을 따라잡기 위해 인수위는 매번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무보고 일정부터 '꼬인' 인수위
 
인수위는 7일 동안 46개 부처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일정을 세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인수위가 13일 동안 43개 부처,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가 7일 동안 34개 부처에서 업무보고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시간이 촉박했다.
 
인수위는 “중복 보고 등의 문제점을 개선해 짧은 시간 동안 효율적인 업무보고가 가능한 일정을 세웠다”며 자신했지만, 업무보고를 시작하기도 전에 문제가 발생했다. 일정을 짜놓고 보니 경제1분과가 방송통신위원회, 농촌진흥청 등 두 곳의 업무보고를 동시에 받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인수위는 업무보고 전날 일정을 다시 수정해야만 했다.
 
부실보고 논란도 일어났다. 인수위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보고를 받으면서 부처 보고 내용에 대한 검증 없이 전달만 받는데 머물렀다.
  
업무보고를 서둘러 받는 와중에 인수위는 일정 지연 우려를 애써 외면하기도 했다.
 
1월15일 인수위는 신설 부처와 폐지 부처 명칭 등 대략적인 윤곽만 나온 반쪽짜리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추측성 기사를 줄이기 위해 큰 틀만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2008년 1월16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이 대통령 인수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 인수위 허술한 진행, 부작용만 불러
 
인수위의 섣부른 조직개편안 발표는 부작용만 남겼다.
 
부처 업무보고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개편안이 나오면서 방송통신위원회, 특임장관실, 해양경찰청 등은 부처가 축소되거나 사라지는 것을 아는 상황에서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서둘러 발표하다 보니 인수위는 여당인 새누리당과 정부 조직개편안을 미리 논의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여당 내부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통과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수위는 정부조직 개편안 첫 발표 후 7일 뒤인 지난달 22일 세부 내용을 추가 발표했다.
 
하지만 인수위는 추가 발표에서도 공무원 숫자 변동 등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못해, 업무 이관•공무원 변동 등 세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와 함께 배포했던 이 대통령 인수위보다 못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총리 후보 사퇴 후 인수위 시스템 마비
 
설상가상으로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부동산 투기 의혹, 아들 병역 비리 의혹으로 총리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인수위 시스템은 사실상 마비됐다.
 
20일간 진행되는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했을 때 4일은 총리•장관 후보자 임명의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하지만 당일까지 인수위는 총리 후보를 발표할 낌새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박 당선자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새로운 총리 후보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파행 국정이 장기화 될 수 있다. 그러나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사들은 김 위원장 낙마 이후 강화된 내부 검증에서 탈락했거나, 후보 임명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완벽한 검증을 위해 총리 후보를 설 이후에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 현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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