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 '기일' 하루 앞두고 전운 고조
2012-11-18 12:27:27 2012-11-18 12:47:20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삼성과 CJ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25주기 추모식을 하루 앞둔 18일 양측은 각 그룹별로 집결해 대응전략 마련에 돌입했다.
 
먼저 삼성은 이날 일부 임직원들을 용인 선영에 파견해 현장점검에 나섰다. 앞서 16일엔 미래전략실 별도로 회의를 열고 시나리오별 대응 방침을 논의했다.
 
삼성 관계자는 “원칙에 대해선 절대 양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선영 내 한옥으로 통하는 출입구와 한옥 사용은 절대 불허한다는 입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엄연한 사유지 침범을 용인할 수 없다”며 “물리적 충돌이 있을 경우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출입구와 한옥을 일절 봉쇄하는 한편 보안요원들을 배치해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사전 예방에 만전을 기하되, 만에 하나 충돌이 빚어질 경우 등 최악의 상황도 상정해 놓은 상태다.  
 
삼성이 제일 우려를 느끼는 대목은 일종의 ‘연출’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모친인 손복남 고문 등을 앞세워 장손과 맏며느리 출입마저 막았다는 장면을 언론에 노출시킴으로써 여론을 자극하면 마땅한 대응 방법이 없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CJ 또한 이날 임직원들이 모두 회사로 나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숙의에 들어갔다. CJ 관계자는 “참배 시간은 오후 2시로 결정됐다”면서도 “그외 출입 경로와 한옥 사용에 대해선 마지막까지 삼성의 성의 있는 답변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CJ는 추모식을 주관하는 호암재단에 “정문 출입과 한옥 사용만 허락해 줄 경우 참배시간 등은 삼성이 정하는 대로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혀 놓은 상태다. 그러면서 24년간 맏며느리가 제수를 준비해온 한옥을 갑자기 사용 못하게 하는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출입 경로 관련해서도 “이건희 회장도 그 길로 다니냐”고 반문한 뒤 “뒷문을 통해 왔다가라 하는 것은 장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적통을 강조했다. CJ는 이 회장 일가를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 50여명과 사내 방송팀 등을 대동해 참배에 나설 계획이다.
 
양측의 가시 돋친 설전이 거듭될수록 여론은 한층 싸늘해졌다. 가족이 선대회장 기일에마저 싸움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상속소송 과정에서 오간 날선 말들까지 다시금 부각되면서 ‘포용’과 ‘자제’를 촉구하는 주장도 비등해졌다.
 
한편 추모식 당일인 19일 오전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되면서 날씨 또한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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