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경기침체 공포…세계경제 '불안'
다시 요동치는 전 세계 증시…미국·아시아 주요 증시 하락
'R의 공포'에 '미 대선' 불확실성까지…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2024-09-04 15:54:49 2024-09-04 18:51:58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9월 첫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5일 '블랙먼데이'를 기록한 글로벌 폭락장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악의 날을 기록했는데요. 이날 오전 발표된 제조업 경기 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밑돌면서 경기침체 대한 우려가 번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 증시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요동쳤는데요. 세계 경제가 '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로 다시 뒤덮인 가운데,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불안감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제조업 지표 부진에…다시 'R 공포' 엄습 
 
미국 노동절 다음날이자 9월 첫 거래일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626.15포인트(1.51%) 하락한 4만936.93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119.47포인트(2.12%) 하락한 5528.9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77.33포인트(3.26%) 급락한 17136.30에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같은 날 오전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촉발했습니다. 8월 PMI는 47.2로 7월(46.8) 보다는 높았지만, 시장의 전망치(47.5) 보다는 낮았는데요. PMI는 기업 구매관리자 대상 설문을 통해 구하는 지수로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냅니다. PMI가 50보다 낮으면 제조업이 수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제조업 침체 우려가 번지면서 각종 데이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인데요. 픽셋 자산운용 수석 전략가인 아룬 사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일어난 일은 성장 둔화 우려가 너무 빨리 사라졌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미 증시 여파는 이날 오전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에도 바로 영향을 줬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2600선이 무너지면서 출발했고, 일본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오전 한때 1200포인트 넘게 급락하면서 3만8000선이 무너졌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달 초 예상보다 낮은 PMI 지표와 불안한 고용지표 등이 결합하면서 사상 최악의 날을 기록했던 '블랙먼데이'와 유사한데요. 앞서 지난달 5일 뉴욕증시는 'R의 공포'가 뒤덮이면서 3대 지수가 2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당시 한국 코스피 지수를 비롯해 일본 닛케이 지수, 대만 자취안 지수 등 주요 아시아 증시도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나스닥 종합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 대선까지 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문제는 세계 경제의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일단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오는 18일 금리 인하폭을 좌우할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한층 더 짙어졌는데요. 더불어 이번 주 대거 쏟아질 각종 고용 지표를 대기하면서 시장의 경계감은 한층 더 높아진 모습입니다.
 
실제 8월 제조업 PMI 지수에 이어 오는 6일 미 노동부 산하 고용통계국(BLS)은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를 내놓습니다. 월가에서는 비농업 신규 고용이 10만건 밑으로 떨어지거나 실업률이 4.4% 이상으로 오를 경우,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시장에선 노동시장이 빠르게 식어갈 경우 연준이 금리 인하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여기에 4일 연준의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나옵니다. 더불어 같은 날 7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가, 5일에는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의 8월 민간 고용 보고서와 주간 신규·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공개됩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곧 쏟아질 각종 데이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잠재돼 있던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은 거듭 분출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지표가 악화되기 시작한 원인은 고금리 피로와 미국 대선 불확실성인데, 이 요인이 해소되려면 9월 금리 인하, 11월 미국 대선을 소화해야 한다"며 "그때까지는 시장의 변동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74.69포인트(2.80%) 하락한 2589.94에 개장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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