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업계, 부동산 PF발 실적 양극화 심화
연체율 심각…대손비용에 따라 실적 엇갈려
금융당국, 캐피탈사 연체율 점검
2024-08-27 17:30:22 2024-08-27 17:30:22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캐피탈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PF 관련 대손비용에 따라 주요 캐피탈사의 실적도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손비용이 실적 갈라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KB·하나·신한·우리금융캐피탈 등 자산 규모 상위 5위 캐피탈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캐피탈사들이 업황 불황을 겪고 있지만, 현대·KB캐피탈·우리금융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이 각각 46.4%, 29.8%, 12%로 대폭 오른 영향입니다.
 
캐피탈사 실적은 연체율로 인한 대손상각비 변동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캐피탈 3사는 모두 대손상각비가 전년 동기 대비 줄었습니다. 대손상각비는 대출 차주에게 돌려받지 못한 돈을 손실로 처리한 비용입니다. 따라서 대손상각비 증가는 회수하지 못하는 부실채권이 증가했다는 의미입니다.
 
현대캐피탈의 경우는 6월말 기준 연체율이 0.91%로 전분기 대비 0.04%포인트 하락했고 대손비용은 10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습니다. KB캐피탈도 대손비용이 9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0.7%가 줄었습니다. 우리금융캐피탈도 대손비용이 7760억원으로 5.2% 감소하며 당기순이익 상승에 영향을 줬습니다.
 
자산 규모 상위 5위 캐피탈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사진은 인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금융당국, PF 연체율 악화에 현장 점검
 
다만 캐피탈사들은 전반적으로 부동산 PF 연체율 악화로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금융당국은 캐피탈사들의 연체율 상향을 막기 위해 현장을 점검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캐피탈업계 CEO들을 만나 "건전성 관리를 위해 PF 사업성 평가에 따른 부실채권 정리를 원활히 이행하고, 자본확충 등으로 충분한 손실흡수능력도 갖춰주길 바란다"며 "필요하다면 정부도 원활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추가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캐피탈사 총 6곳에 대한 현장점검을 진행했씁니다. 올해 3월 말 기준 캐피탈사 5곳 중 1곳의 연체율이 10%를 넘어섰고 6월 말에는 일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추가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캐피탈사의 전반적인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금원에 따르면 캐피탈사 등 비카드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 5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가 감소했습니다.
 
총 수익은 14조7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습니다. 이 중 리스와 렌탈 수익이 5조3670억원으로 15.9%, 할부금융 수익이 1조1350억원으로 24.9% 각각 증가했습니다. 이자수익도 4조832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3% 늘었습니다.
 
그러나 수익 대비 빠져나간 비용 규모가 더 커지면서 전체적으로 당기순이익이 줄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지출된 비용은 13조19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가 더 늘었습니다.
 
이자비용이 3조79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했습니다. 리스와 렌탈비용도 4조672억원으로 16.3%가 늘었습니다. 판매비와 관리비 또한 1조3405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4% 증가했습니다.
 
대손비용은 약 3900억원 가량 늘었습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하면서 부실로 분류된 PF 사업장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비율)도 2.99% 전년말 대비 0.79%포인트 올랐습니다.
 
다만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 효과로 부동산PF 대출자산이 감소하면서 총대손비용은 1조4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줄었습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30.5%로 전년말 대비 9.5%포인트 감소했지만, 모든 비카드 여전사가 100%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6월말 기준 연체율은 2.05%로 전년말 대비 0.17% 상승했습니다.
 
대신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8.3%로 전년말 대비 0.4%포인트가 상승했습니다. 이 또한 모든 비카드 여전사가 규제비율인 7%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자본 적정성을 나타내는 레버리지배율은 5.8배로 전년말 대비 0.1배 하락했습니다.
 
금감원은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여전사 자산건전성 및 유동성 상황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경·공매 등을 통한 부실 PF사업장 정리 등 부실채권 감축 노력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제고하도록 지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은 캐피탈사들의 연체율 상향을 막기 위해 현장을 점검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왼쪽),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